<특파원코너>대만 첫 공산당 힘겨운 앞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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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 때 韓國과 함께 강력한 반공국가의 하나였던 臺灣에 지난 49년 국민당정권의 대만진주 이후 처음으로 공산당이 출범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월 대만중부 타이난(臺南)에서 발기대회를 갖고 출범한대만공산당(대표 王老養)은 현재 약 2천명의 당원을 확보,이달안으로 대만 행정당국에 등록할 예정이며 대만당국은 이의 허가를둘러싸고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타이난을 비롯해 대만의 3개 지방에 당부를 설치하고 있는 대만공산당은 대만의 里長선거를 비롯해 올해말로 예정된 臺灣省및 타이베이시장 등의 선거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지난 48년 벌어진「2.28사건」당시의 대만공산당에 이어 두번째로 성립된 이 대만공산당은 87년의 계엄 해제 이후 대만이맞이하기 시작한 정치 개방에 힘입은 것으로 이곳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치 개방 바람과 함께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군소정당들은 국민당과 제1야당인 민진당의 양당구조아래서 활동이 극히 저조하다.
대만공산당 또한 지난 4월 발기대회를 가진 이후 2천명의 당원을 확보한 상태기는 하나 이념정당으로서 활동하는 데에는 아직많은 제약을 지니고 있다.우선 대만 정부당국의 방침에 따라「공산당」이라는 이름을 걸 수는 있지만 내용에 있어 서는 공산주의이념을 黨憲으로 채택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왕라오양(王老養)공산당대표는『각종 제약이 많아 본격적인 이념정당의 성격을 갖추기 힘든 게 사실이다.아직까지는 집권국민당과 이미 정치적으로 변질된 민진당에 대한 반대당으로서의 성격만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히 고 있다.
대만공산당 성립과 관련해 등록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대만 행정부측의 한 관계자도 대만공산당의 당헌및 이념내용 등에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현행 국가안전법상 여러가지 제약에 따라대만공산당이 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기까지에는 많 은 우여곡절을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공산당의 출범은「대만에도 공산당이 있다」는 식의 상징적인 의미를 제외하고는 현실적인 의미는 없으며 계엄해제이후 맞이한 정치적 과도기의 한 부산물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이곳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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