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장 '눈물의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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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대규모 시설투자와 차세대 기술개발이 없으면 회사의 생존과 직원의 고용안정은 이룰 수 없습니다. 회사는 수많은 고민 끝에 매각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2일 낮 12시 쌍용차의 온라인 게시판에는 소진관 사장 명의로 '임직원 및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편지가 떴다. 이날 1천여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 편지는 지난 주말 우편 형태의 '가정통신문'으로 7천4백여명의 임직원 가정에도 발송됐다.

쌍용차는 최근 채권단의 인수대상자(중국 란싱그룹) 선정 및 실사 강행에 노조가 총파업 선언으로 맞서며 진통을 겪고 있다.

회사 측은 "소사장은 란싱이나 채권단이 아닌 회사의 생존을 위해 눈물로 호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편지 곳곳에는 인수업체 선정의 아쉬움과 함께 노조의 이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소사장은 "이렇게 글로써 매각이라는 어려운 말을 꺼내 송구스럽다"면서 "(선진 자동차 업체 등)최선의 인수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막대한 자본력과 넓은 시장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란싱)도 차선일 수 있다"고 설득했다.

소사장은 "협상테이블에서 신기술 개발 및 시설투자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중국시장 진출과 임직원의 고용보장을 인수계약서에 반영시켜야 한다"며 노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글을 마치면서 "파업을 통해 일을 해결한다면 결국 고객은 우리를 떠나게 될 것이며 회사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노사가 상생하고 직원의 안정된 고용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소사장은 곧 채권단에도 (국내자동차 산업 발전 등)국익을 먼저 생각하고 매각협상에 임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원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kim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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