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천연 얼음동굴 발견돼 화제-정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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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국적으로 가마솥 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천연 얼음동굴이 발견돼 화제다.
강원도정선군북평면장열1리 마을 뒷산인 꽃밭재(花田)중턱의 바위동굴에는 커다란 얼음덩이가 있는 것은 물론 바위주변까지 서늘한 냉기가 도는 바람이 일어 마을 주민들에게 더없는 피서지가 되고 있다.
해발 5백m에 위치한 이 동굴은 입구가 30~50㎝정도에 불과해 내부구조를 알수 없으나 겨울철 처마밑 고드름처럼 얼어있는얼음을 손쉽게 꺼낼 수 있으며 이때문에 30도가 훨씬 넘는 요즘 온도계를 동굴입구에 놓은후 1시간30분정도 지 나면 눈금이영하 10도까지 떨어진다.
이 얼음동굴은 초복때부터 처서까지 얼음이 얼고 겨울에는 눈이쌓이지 않아 예부터 마을 주민들이 더위를 식혀왔으며 냉장고가 보급되기 전까지 주민들이 술과 음식등을 보관해오기도 했다.
또 최근까지도 부근에서 밭일을 하거나 약초를 캐러 산에 오르는 주민들은 물과 함께 점심을 얼음동굴에 보관해왔다.
이곳 얼음동굴의 얼음은 색과 냄새가 없고 투명하며 얼음과 토종꿀을 섞어 재었다가 빈속에 먹으면 위경련등 속병을 고치고 육모초즙과 섞어 먹으면 토사광란을 없앤다는 이야기도 전해내려와 주민들이 민간요법으로도 활용해왔다.
얼음동굴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범위는 주변 3~4m 정도로 작으나 최근 더위가 극성을 부리면서 하루 20여명의 외지인들이 이곳을 찾아 더위를 잊는 것과 함께 신비함을 체험하고 있다. 이 마을 張錫哲이장(56)은 『주변에는 이런 얼음동굴이 3개정도 더 있어 관광지로의 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旌善=李燦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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