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욱칼럼>북한은 변하고 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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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金日成의 晩年에도 그러했지만 北韓의 경제상황은 金正日 새 체제가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이다.金日成이 생전에 거듭 목표로 내세웠던 인민에게「이밥과 고깃국을 먹이는」일이 가까워지기는 커녕점점 멀어지고 있다는게 北韓전문가들의 거의 일치 된 견해다.
북한의 식량난과 에너지難은 매우 심각한 단계에 와 있다.
거듭된 흉작에 식량도입도 줄어 하루 두끼 먹기도 어려운 형편이다.더구나 에너지難으로 수송사정이 나빠 벽지의 식량사정은 더욱 어렵다.
평소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던 북한땅에서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는 작업장에 결근하거나 농촌으로 여행하는 것을 눈감아줄 정도라고 한다.
에너지難으로 인해 수송사정 뿐 아니라 공장의 가동률마저 상당히 떨어졌다.이웃나라가 모두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데 북한경제만은 지난 몇년새 마이너스成長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金正日체제가 아무리 주민통제를 강화한다 해도 사회불안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경제상황을 개선하려면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고 시장경제적 요소를 도입해 경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그렇게 해야 한다는데대해서는 북한 내부에도 경제정책 立案者들 간에는 꽤 깊은 인식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개혁에는 불가피하게 어느 정도의 개방이 수반되게 마련이다.그러한 불가피한 개방을 북한체제가 과연 견뎌낼 수있겠느냐가 북한 지도층을 고민에 빠지게 하는 딜레마다.
金日成은 생전에 그런 無菌的 정보통제를 업적으로 생각했을는지모르나 그것은 지금 그 사회의 免疫체계를 마비시키는 질곡이 되고 있다.
북한은 불가피한 개방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나름대로 세우고 있다.외국투자등의 개방을 特區에 한정하고 그 特區의 주민을 黨性이 강한 사람으로 전면 교체한다는 것이다.현재 豆滿江하구의 나진.선봉지구의 주민 소개.투입작 업이 진행중이다.그렇게 하면 개방의 직접적 충격은 줄어들지 모르나 그것도시간문제지 그 제한적 접촉을 통해 바깥세계의 정보가 흘러들어 가게 마련이다.
이러한 바깥정보의 유통은 필연적으로 주민들의 인식과 생각을 변화시킨다.
그러한 변화에 북한체제가 적절한 변화로 대응하지 못하면 주민들의 변화에의 욕구는 폭발성을 축적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金正日 새 체제가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북한체제는 중장기적으로 볼때 현재의 無菌的 폐쇄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변화는 역사의 必然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럴 때에 대비해 지금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우선 두가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북한의 변화가 폭발성을 띠지 않도록 북한과 국제사회의접근을 도와주면서 북한의 점진적 개방과 교류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 核의 투명성과 남북간의 신뢰성에진전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우리가 그러한 사태를 희망하거나 유도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북한내부의 돌발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북한 내부의 폭발성이 對南공격으로 나타나지 않도록 안보태세를 확고히 하는것은 물론,북한주민의 대량 유입사태에 대비하는 우리 사회의 수용능력도 길러 놓자는 얘기다.
이를 두고「흡수통일」을 꾀한다고 비방하는 측이 있을지 모르나흡수통일이란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우리가 안하려고 해도 사태가 그렇게 돌아가면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돌발사태 대비해야 앞으로 본격화될 북한과의 교류 협력이나 돌발적인 사태에 대비하자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그런 엄청난 비용이 단시일안에 마련될 수는 없으나 최소한 그것을 조달하는 체제를 갖추고 기금을 대폭 늘리는 노력에 빨리 착수해야 할 것이다.
또한 法체제도 통일에 대비해 당장 고칠 수 있는 것은 계획을세워 고쳐나가고,그럴 수 없는 것은 試案과 시나리오를 마련해 둬야 한다.
變化의 열매는 대비하는 者만이 거둘 수 있는 것이다.
〈論說主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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