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로선거개혁>4.국민 외면하면 선거관리 불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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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원봉사자들에 의한 선거개혁의 싹이 보인다.
지난 16일 오전 10시 불볕더위속에 대구 수성구청 회의실에서 열린「수성갑 보궐선거 자원봉사단 발대식」에는 19명의「제1기 자원봉사대원」이 참여,비지땀을 흘리며 선거풍토 개혁에 대한결연한 의지를 뿜어냈다.이날 자원봉사단 대표선서 를 한 鄭溶씨(36.공인중개업)는『공무원이 선거에 관여하는 풍토를 과감히 없애고 앞으로는 민간인이 선거를 주도해야 할것』이라며『각계각층의 시민이 눈을 뜨고 지켜보면 부정선거는 원천적으로 봉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후보자의 향응이나 돈봉투를 없애고 자원봉사대원들이 앞장서「깨끗한 선거」를 치러내겠다는 의지였다.
이에앞서 지난 7일 오전11시.편창군 농협건물2층 회의실에서도「선거관리 자원봉사요원 발대식」이 열렸다.새 선거법의 성패가달려있는 자원봉사제가 처음 선거현장에 도입되는 첫 행사이기도 했다.20명의 자원봉사대원이 참석,규모는 비록 작았으나 이날 이후 평창지역의 자원봉사자는 계속 늘어 18일 현재 49명이 됐다. 자원봉사제는 전쟁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정도의 선거풍토를 축제로 바꾸는 선거개혁의 핵심.자원봉사자는 그 싹이다.
이 새싹들이 大邱와 慶州市.寧越-平昌에서 움터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3개 補選지역에서 공명선거를 위해 감시.계도활동을 하겠다고 나선 자원봉사자는 18일 현재 1백20명.선관위는大邱 壽城甲 25명,慶州市 28명,寧越 18명과 平昌 49명등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호응을 얻기까지 선관위의 어려움은 적지 않았다. 평창과 하나로 묶여 補選을 치르는 영월선관위의 경우 25일부터 7월5일까지를 1차접수기간으로 정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명도 오지 않은 것이다.자원봉사자를 모으기 위해 현지 라디오방송과 신문.有線텔레비전에 광고를 했고,각종 행정기 관에도 안내문과 고지벽보를 부착했으며,「자원봉사요원 모집」이라는 현수막도 내걸고,봉고차를 타고 다니며『유권자가 변해야한다』『행동으로보여야 할때다』고 호소했음에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접수를 사흘 연장한뒤 선관위원들이 지역유지나 사회단체등의 협조아래「영입」에 나서 37명으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쳤지만 이들에게 무조건 일을 맡길 수도 없었다.정당의 당원이거나 과거 당직을 가진 적이 있는 사람,특정후보와 가깝다고 판단되는 사람등은 추려내야 했다.그래서 일단 18명만 위촉됐다.
선관위가 이처럼 자원봉사자 모집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자명하다.자원봉사자 없이는 앞으로 선거관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년 4대 지방선거에서는 선관위 직원 4~5명이 지키는 선거구에 최소한 50여명 이상의 후보가 나옵니다.광역및 기초자치단체의 長과 의원후보들이 그들입니다.자원봉사자 없이는 기초적 선거관리조차 불가능합니다.오히려 局地상황인 補選은 선관위 능력으로 관리가 가능합니다.』 횡성군선관위 사무과장이면서 補選기간중 영월군선관위 단속반장으로 파견근무중인 延光欽씨의 말이다.
선관위 자원봉사자 모집이 이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반면 후보들은 아직까지는 求人難에 빠져있다.돈 적게 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원봉사 선거운동원이 긴요함에도순수자원봉사자가 좀체로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이 제 불기 시작한 자원봉사 호응에 기대를 걸고 있다.
〈金敎俊.金基讚.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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