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능 D-38, 이제는 심리전이다 - 벗어라! 실수공포증

중앙일보

입력


김민수(20·가명·연세대 경영계열 1) 군은 2006학년도 입시에서 고배를 마셨다. 실력보다 심리적 불안 때문이었다. 고3 들어 치른 첫 모의고사 수리영역에서 계산실수로 2문제를 틀린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수리영역 시험 때면 ‘또 실수하지 않을까’ 불안감이 고개를 들곤 했다. 결국 실제 수능에서도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실수로 수리영역 3문제를 틀려 재수를 택해야 했다.

2008학년도 수능이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입시전문가들은 “새로운 것을 익히기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끔 마음을 편히 갖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쉬운 문제부터 먼저 풀고 아는 것 반드시 맞힌다"
시험 일정대로 생활 리듬 공부-휴식 패턴 익혀야

욕은 화를 부른다
‘D-30’ 계획까지 세워 막바지 시험준비에 들어가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수능은 ‘벼락치기’가 가능한 시험이 아니다. 새로운 문제를 무리하게 익히려다 오히려 지금까지 공부해 왔던 내용조차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휘문고 임찬빈 진학지도부장은 “더 많은 것을 알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아는 것은 반드시 맞힌다는 생각으로 남은 기간을 활용해야 한다”며 “생활리듬을 시험 당일에 맞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4당 5락(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은 지금 시기에는 부적절하다. 이제부터는 시험일 일정에 맞춰 생활 스케줄을 짜야 한다. 임 부장은 “‘오전 8시부터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하겠다’는 생각으로, 자정~오전 5시30분 숙면을 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영역별 시험시간에 맞춰 ‘90분 공부, 10분 휴식’의 패턴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르는 영역, 포기는 금물
어차피 공부해도 모르는 영역, 포기하고 그 시간에 암기과목을 더 공부한다?
등급제로 바뀌는 2008학년도 수능에서 가장 위험한 발상이다. 이해웅 T·IME 홀딩스·청산학원 입시전략 본부장은 “등급제 수능에서 1개 영역을 포기한다는 것은 수험생에게 큰 타격”이라며 “기본개념만 알면 풀 수 있는 문제가 상당수이므로 중·하위권 학생의 경우 기본개념을 익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안배도 중요하다. ‘쉬운 문제를 먼저 푼다’는 기본적 요령을 명심해야 한다. 이 본부장은 "아는 것부터 풀고 나면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긴장하지 않을 수 있다"며 "모르는 문제는 과감히 포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영역, 두려워마라
수능 4개 영역 중 학생들이 가장 껄끄러워 하는 것이 언어영역이다. 난이도에 따라 편차가 심한데다 1교시에 배정된 것도 부담스럽다. 이를 잘 치르지 못하면 2·3교시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언어영역은 ‘듣기평가’에서 시작된다. 듣기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이후 문제도 비교적 잘 풀린다. 그러나 듣기평가는 고사장 스피커 상태나 기타 외부환경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좋은 환경에서의 듣기평가에만 익숙한 학생은 조건이 나쁠 경우 시험을 망칠 수도 있다. 지금부터는 약간 시끄럽고, 불편한 상황에서 듣기평가 연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또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고 생각하라. 그래야 마음이 편해져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를 골라 푸는 연습이 시험 당일 긴장감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적 암시가 중요하다
“수험생의 10~15%는 시험공포증에 시달립니다.”
연세 유앤김 신경정신과 김광일 원장은 “시험공포증에 걸리면 뇌에 혈류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머리가 멍해져 알았던 것도 기억나지 않고, 눈이 깜깜해지며, 장기능이 약화되면서 자주 체하거나 설사하는 증상이 생겨 시험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증세를 막으려면 ‘잘 할 수 있다’는 자기암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시험 못 보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는 않을까’ 따위의 잡념을 없애야 한다.

또 실전문제를 풀면서 긴장이 될 때마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심호흡하면서 시험 당일의 분위기를 연상해 보는 것도 좋다. 김 원장은 “시험 때까지는 긍정적 생각만 하고, 공부 아닌 다른 일을 할 때도 그 일에 집중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며 “증세가 심각하면 정신과를 찾아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bully21@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모델=MTM 신지원 곽동혁 김관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