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가르며 짜릿한 비명 래프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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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비온 뒤를 노려라.』 한탄강과 東江등 전국 래프팅(Rafting)명소들은 장마철에 오히려 대목을 맞는다.水量이 늘어난「물좋은」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래프팅 동호인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닷새째 비가 내린 지난 10일(일요일).서울에서 2시간 거리인 한탄강 순담계곡엔 6백여명의 래프터들이 모여 협곡에 고무보트를 띄우고 오랜만에 넘실대는 한탄강 白波를 만끽했다.
이날의 계곡상태는 평소보다 훨씬 물살이 센 3級水정도.잔여울과 낮은 물결(1,2級水)에 익숙한 대부분의 래프터들에게 높이1m이상의「집채만한」계곡파도가 덮치는 3級水에의 도전은 우선 손에 진땀을 자아내게 마련이다.하지만 이같은 기회 가 1년에 고작 한 두차례에 불과한데다 래프팅이 주는 스릴도 예상보다 커때를 놓칠세라 사람들이 몰려든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보다 짜릿해요.소용돌이치는 급류 앞에선배가 뒤집힐까봐 마음 졸였지만 온몸에 물벼락을 맞으며 무사히 한 곳을 통과한 순간 더 큰 파도가 기다려졌습니다.』 이날 직장동료들과 함께 처음 한탄강을 찾았다는 회사원 李玟卿씨(26.
여)는『래프팅은 상쾌한 충격』이라고 말했다.
◇래프팅 요령=안전헬멧과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노를 저어가면 그만이다.따라서 나이.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요즘 한탄강을 찾는 동호인 중엔 친목회나 계모임을 겸해 나온 40~50대 여성층도 많다.순담계곡에서 근흥교까지의 8㎞구간(1~3시간)을 떠내려가며 이들은 유달리 소란스럽다.래프팅 도중 큰 물살과 마주치면 아예 눈을 감거나 비명을 지르기 때문이다.
비명은 젊은층에서도 곧잘 터져나오지만 이 경우엔 장난기가 짙다. 래프트 한대에 탈수 있는 승선인원은 6~10명.여기에 업체의 강사 또는 가이드 한명이 합세해 힘을 다해 저어나가지만 쏜살같이 감돌아나가고 휘몰아치는 물살 앞에선 추풍낙엽에 불과하다.물결에 따라 사람과 배가 전후좌우,상하로 요동치며 자칫 균형을 잃어 뒤집혀버리기 일쑤다.배가 뒤집힌 후에도 래프터들의 표정은 밝고 대개 금세 다시 출발을 서두르게 된다.그만큼 안전하다는 증거다.한 순간의 격랑이 지나고 강이 잔잔해지면 래프터들의 눈앞에는 깊은 계곡이 다가서고 그간 숨겨진 비경이 펼쳐진다.이 때가 래프터와 강 모두에 휴식시간이며 비로소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생긴다.또 곧이어 닥칠「위기」에 대비하는 시간이기도하다.긴장과 이완,스릴과 낭만이 반복되는게 래프팅을 통한「無公害 峽谷여행」의 매력이다 .
◇장비및 교육=高價(80만~1백20만원)의 래프트를 구입하는것보다 시중 레저업체의 래프팅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이 경우 참가비 (1인당 3만5천~4만원)보다는▲강사의 자격▲장비,특히 래프트의 소유여부▲해당업체의 평판등 을 따져 선택하도록 한다.올해 松江카누학교((722)6805)가 상해에 대비한 보험상품을 내놓는등 안전도와 서비스가 나아지는 추세다.松江카누학교와 한백레저((515)6633).용성레저(0353○527578).이원재래프팅((242)0 373).와일드스포츠((990)9701)등이 자체장비와 강사진을 갖추고 보급에 나서고있다. 일단 한탄강 래프팅을「성공적으로」마쳤다면 1박이상의 래프팅투어에 나서는게 순서다.산이 높고 계곡이 깊은 지형특성상 한국의 래프팅 조건은 여느 외국에 못잖다.인제의 내린천은 험하고 급박하며 정선의 東江은 여유롭고 아기자기해 기량과 취미에 따라 다양한 코스(표참조) 선택이 가능하다.
〈林容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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