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부,제2제철소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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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대그룹이 釜山 가덕도나 全南 율촌 지역에 제2제철소 건설을추진하고 있다.
현대강관의 한 임원은 15일『부산 가덕도를 매립하거나 율촌공단에 연산 9백30만t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이미 입지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9월까지 부산시및 전남도와 협의해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지역으로 제철소 입지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내년부터 제철소 건설에 본격 착수할 예정인데 모두 7조7천억원의 자금과 39개월의 건설기간이 소요될 것으로보고 있다.
그러나 朴雲緖상공자원부차관은 15일 이에 대해『현대가 제철소건설을 정부와 협의해온 바 없다』며『설사 현대그룹이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더라도 과잉투자가 우려되므로 상공자원부는 허가해주지않을 방침』이라고 잘라 말해 현대의 제2제철 건설이 과연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朴차관은 현대그룹이▲기술도입 신고서를 제출하거나▲기후변화협약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제철소는 이산화탄소 多배출 업종임)를 받거나▲地自體와 공장 입지를 결정할 때 모두 거부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연산 2백만t이상의 제철소를 건립할 경우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하는 철강업육성법이 이미 86년에 폐지돼 일관 제철소의 건립을 굳이 상공자원부와 협의할 필요가 없다』며『高爐기술은 이미 보편화된 기술이므로 현대그룹은 외국에서 기술을 도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정부와 현대그룹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철강의장기수급 전망에 대한「철강공업발전 민간협의회」세미나가 오는 20일 열려 제2제철소 건설,기존 설비의 증설문제등을 다룰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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