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폭력 격감추세/발신전화번호 추적서비스 15일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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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국 30여명 붙잡혀… 재래식부터 시행/서면자료·녹음테이프 먼저 제출해야
전화를 통한 폭언·협박·희롱등「얼굴없는 폭력」을 막기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발신전화번호 추적」이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15일동안 전국에서 장난·음란전화를 걸던 30여명이 된서리를 맞았고 장난전화를 걸다간 곧바로 추적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난전화건수 자체가 크게 줄어『전화번호를 바꿔달라』는 변경신청건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도 전화국마다 어떻게 하면 장난전화를 추적할수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하루평균 30∼40여통씩 걸려오고 있어 그동안 일반 시민들이 얼마나 전화폭력에 시달려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제도 시행 하루만인 지난달 29일 부산 아미전화국은 밤낮으로 걸려오는 음란전화에 시달리던 김모씨(42·여·부산 사하구 괴정동)의 요청에 따라 발신자의 전화번호를 추적,김씨에게 통보했다. 김씨는『지난 1년간 무조건 만나달라는 전화가 매일 걸려와 신경쇠약이 됐을 정도』라며 『전화국으로부터 발신자 전화번호를 통보받아 상대방에게 전화하자 기겁을 하며 사과했지만 형사고발을 할지 여부를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춘천전화국은 춘천시 신동 문모씨의 요청에 따라 1개월전부터 수시로 전화를 걸어 욕을 하고는 끊는 폭력전화를 추적,4일 문씨에게 발신자를 통보했고 광주전화국도 2∼3개월전부터 광주시 북구 오치동 신모씨의 집에 전화를 걸어 아무말도 하지않고 끊어버리는 괴전화를 추적,7일 신씨에게 발신자를 통보하는등 전국적으로 15일간 30여건의 괴전화가 추적됐다.
한국통신 관계자는『전화추적이 실시된 전국 13개 전화국에서는 하루평균 10여건에 달하던 전화번호변경 신청건수가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발신전화번호 확인」은 재래식·자동식의 두가지 방식이 있으며 현재는 재래식만이 무료로 시행되고 있다.
서울영등포·면목전화국등 전국 도청소재지 이상 13개 전화국에서 실시중인「재래식」은 피해자들로부터 전화국 한마음센터(각국번+0000)를 통해 전화번호 확인요청을 받은후 교환원들의 확인작업을 통해 발신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가입자가 원하는 즉시 자동적으로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확인되는 자동식은 8월 1일부터 서울광화문우체국등 3곳에서 일단 실시되며 시설운용·사생활침해등 예상되는 문제점을 보완해 12월부터는 모두 20개 전화국에서 실시된다.
전화추적 서비스를 받으려면 협박당한 전화내용을 기록한 서면자료·녹음테이프나 경찰서에 피해사실을 신고한 서류·성폭력상담소등공익기관과 상담한 근거자료를 해당전화국에 제출하면 된다.〈강갑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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