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휴 그랜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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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의 콜총리 시리즈,한국의 최불암 시리즈처럼 영국에서는 지금휴 그랜트 시리즈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한다.
휴 그랜트가 누구냐고? 이번 주말 뤼미에르.동숭아트센터 등에서 선보일 영국영화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남자 주인공이다.
그의 시리즈중 하나.어느날 영국의 모든 신문에 가슴이 푹 팬옷을 입은 여자와 함께 휴 그랜트 사진이 실렸단다.사연인즉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의 시사회가 있던 날 휴가 애인인 엘리자베스 헐리와 나타났던 것.
휴의 애인 옷은 영화에서 앤디 맥다월이 입었던 옷과 매우 흡사했고 헐리는 시사회장에서 그 사실을 알아챘다는 것이다.
참고로 영화에서 휴는 결단력 없고 덜렁거리며 무슨 일에든 늘늦는 약간 모자라는,그러나 핸섬한 「찰스」로 나온다.
이 영화를 제작한 던 칸이란 사람은 기획 단계서부터 휴 그랜트를 내정해 놓았다고 하는데,찰스의 성격과 실제의 휴 그랜트는일맥 상통하는 면이 많다고 믿었기 때문이란다.BBC 퀴즈프로에나오는 것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휴 그랜트에게 그는 정말 큰 모험을 감수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히트할 줄이야.이 영화는 지난 봄부터 유럽을강타하더니 미국으로 건너가 박스 오피스 상위를 유지하며 유럽영화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이 영화는 두 남녀가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에서 만나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영국식 유머로 그린 코믹 멜로물.
그건 그렇고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휴는 티모시 댈턴을대신할 강력한 제임스 본드역의 후보에 샤론 스톤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성별상의 문제가 있을 것이 확실한 샤론을 휴가 과연 제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아무튼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으로 30대 초반의 이 노총각은 지금 인기 절정에 오르고 수많은 여성팬들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심지어 아무렇게나 위로 뻗친 앞머리 스타일이 남성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최근 그가 출연한 영화로는 『비터 문』『남아있는 나날』『사이렌스』등이 있다.그가 좀 알려지기 시작한 데는 87년의 『모리스』가 계기가 됐다.
그러나 『네번의 결혼식과…』은 그의 배우생활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같다.이 영화를 보아서는 도저히 007영화에 안어울릴 것같은데 영화 제작자들은 함께 일하자고 야단이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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