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사퇴 순간에도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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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6일 대선후보 경선을 포기하고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

지난달 30일 이인제 후보측의 동원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운동을 중단한지 6일만이다.

조 후보는 이날 오전 장전형 대변인을 통해 '국민과 당 동지들에게 보내는 글'을 발표, 박상천 대표 등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극심한 불공정 선거로 치닫고 있지만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공정경선을 관리·실천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확인했다"며 경선 포기 결심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 경선은 조직동원 선거, 금품타락 선거, 외부세력 개입 으로 얼룩지고 특히 최근 발생한 4700여명에 달하는 선거인단 명의도용 사건을 적발해 신고했음에도 지도부는 사건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외면한 채 경선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난 5일 참모 회의를 통해 사퇴 결심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가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올 줄 몰랐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결국 심각한 부정선거 의혹이 있음에도 지도부가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신과 실망에 '경선 포기'를 결심한 셈이다.

민주당은 일단 조 후보 사퇴를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가 지적한 문제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불쾌함도 드러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경선이 금품선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 근거가 없다"며 "전산착오로 발생한 선거인단 누락은 즉각 시정하는 등 엄중조치를 취할텐데도 공명선거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예고된 사퇴? 후유증 '글쎄'= 당 안팎에선 조 후보의 사퇴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 후보는 올 초만 해도 대선후보군에 들지 않았다.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통합이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민주당 독자후보로 거론됐고 상대적으로 높은 여론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만 지낸다'는 독특한(?) 행보를 보인 조 후보는 지난달 20일 시작된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에게 거푸 패하며 이른바 '대세론'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 29일 전북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에게 밀린 뒤엔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 뒤 대변인을 통해 동원경선 의혹, 외부세력 경선개입론 등을 주장하며 지도부를 압박해 왔다.

이 때문에 그의 사퇴가 가져올 후폭풍은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반면 각종 의혹에 지도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면 나머지 후보간 공방이 더 치열해질 거란 반론도 있다.

◇남은 경선은 4파전= 조 후보가 중도 포기함에 따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인제 신국환 김민석 장상 후보의 '4파전'으로 진행된다.

공교롭게 이날은 민주당의 부산·경남·울산지역 경선이 열리는 날. 지금까지는 조직력에서 앞선 이인제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4차례 실시한 경선에서 유효투표 45.7%인 7844표를 얻었다.

부산·경남·울산 민주당 선거인단은 당원 5603명과 일반선거인단 1만9281명 등 2만4884명. 전체 선거인단의 4.3%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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