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표정/시신 짧은 머리·얼굴에 상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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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외교관들의 인사 받고 김정일 묵묵부답/“지난9일 미국이 북지역 공중정찰” 주장
김일성사망 발표 사흘째인 11일 오후 김정일이 고위 당정간부들을 대거 대동하고 평양 금수산 의사당에 안치된 김일성시신에 배례함으로써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굳어진 분위기다.
○…북한은 김일성이 사망한지 93시간40분만인 11일 오후11시40분쯤 김일성의 시신을 외부세계에 공개.
김일성의 시신은 11일 오후9시부터 시작된 당·정·군 고위 간부들의 첫 공식조문에서 공개된 것으로 평양방송이 이 화면을 오후11시부터 방송하기 시작,일본의 TBS방송이 이를 받아 외부에 전송.
○…이날 조문에서 김정일은 조곡이 울리는 가운데 가장 먼저 짧은 머리에 얼굴에 상처가 없는 김일성의 시신앞에 두세차례 머리를 숙였으며 간간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대부분의 군고위장성들도 머리를 숙인채 눈물을 흘리는 모습.
이어 김정일은 김일성의 영구를 둘러본 뒤 오진우인민무력부장등과 함께 북한주재 외교사절등의 인사를 받았다.
○…김일성의 시신은 가슴부분까지 자주색 모포로 덮인채 꽃으로 장식된 수정관속에 안치되어 있었으며,시신앞에는 공화국영웅메달·노력영웅메달등 많은 훈장과 메달이 놓여 있기도.
또 김일성 시신옆에는 국가장의위원들이 호상을 서고 있었으며,국방위원회 위원장이며 군최고사령관 명의로 된 김정일의 화환과 노동당·당중앙군사위원회·국방위원회·중앙인민위원회·정무원 명의의 화환이 놓여있기도.
○…김일성 빈소를 찾은 한 외교관은 『김정일은 이 자리에 「제1의 인물」로 있었으며 매우 심각하고 깊은 슬픔에 싸여 있었으나 집중력이 있었다』고 전언.
이 자리에서 외교관들은 김정일에게 한마디씩 건네도록 허용됐으나 김은 응답을 하지 않았으며 빈소의 서열은 김정일에 이어 오인민무력부장·강성산정무원총리 순이었다고 이 외교관은 전언.
○…북한은 11일 군을 비롯한 각계 각층이 김정일을 충성으로 받들어 나갈 것을 촉구.
북한 방송들은 이날 김이 조국과 혁명,인민의 운명이라고 주장하면서 『인민군들은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결사옹위하기 위해 한목숨 바쳐 싸워 그의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
또 『전체 간부들은 김정일을 중심으로 하는 북한사회의 일심단결을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며 특히 노동자·농민·지식인들은 『노력과 지식으로 당의 위업을 떠받치는 고임돌이 돼야 한다』고 주장.
○…북한은 11일 미국이 지난 9일 북한지역에 대한 공중정찰을 실시했다고 주장.
미국에 의한 대북공중정찰 주장은 북한의 방송·통신등 전파매체들이 거의 김일성사망관련 보도에 치우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
북한은 이날 중앙통신보도를 통해 『미공군기 RC―135 전략정찰기 1대가 9일 공화국 북반부 전지역에 대해 전면적인 전자정탐행위와 사진촬영을 했다』며 『이것은 미국이 대화의 막후에서 대북전쟁연습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
○…북한중앙방송은 한국의 일부 재야단체가 김일성사망과 관련해 조의를 표시했다고 11일 보도.
이 방송은 『남조선에서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준비위원회·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가 조의를 표시해 왔다』고 주장.<정리=김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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