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사망 타살가능성은 없나-남북정상.北美회담 시점 미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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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북한 金日成 주석의 死因은 무엇인가.病死인가,아니면 타살 가능성도 있는 것인가.
북한은 金日成의 사망 원인이 동맥경화로 인한 심근경색증이라고발표했다.오랫동안 동맥경화로 치료를 받아온 金日成이 쌓이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지난 7일 극심한 심근경색 증세와 함께 심장쇼크가 겹쳐 졸도했으며 그뒤 8일 새벽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金日成의 사망 시점이▲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과 지나치게 일치한다는 점▲남북한 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때라는 상황적특성 때문에 일부에선 金日成이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9일부터 17일까지 장례기간중 외국 조문객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우선 金日成은 지난 2일 이후 일체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金日成이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으나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짐으로써 그때부터 金日成의 건강등 신변에 어떤 변화가 있지않았나 하는 추정이 새로 나오고 있다.
金日成은 매년 7월이면 平壤을 떠나 하계휴양지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미 하계휴양지로 떠날 시기가 지났는데도 떠나지 않고 계속 平壤 금수산의사당(주석궁)에 머물러 있으면서 지난 1일 요르단 대사를 면담한 이후부터 공식석상에 전혀 모습을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金日成은 이미 지난 2일 이후 신변에이상이 생겼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관계자들은 모든 권력이 金日成 한 사람에게 집중돼있는 북한의 권력구조 특성상 金日成의 사망은 사후 대비책이 충분히 마련된 뒤에야 발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전체가 金日成으로 대표되는 특성을 가진 사회에서 그의 사망은 권력체계에 큰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으며 이런 혼란이정리되기 전에는 사망을 발표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타살설은 쿠데타 가능성과 관련한 추론에 근거한다.북한은 공산국가들의 잇따른 몰락을 계기로 체제 유지를 위해 여러가지를 시도해왔다.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는 것도 북한에 대한 국제적 개방 압력이강화돼 체제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金日成이 최근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예감하고 韓美 양국으로부터 체제유지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서둘러 핵문제를타결하려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내 강경파들이 金日成의 이런 시도가 너무 성급하며북한체제를 급속하게 붕괴시킬 위험이 큰 것으로 보고 반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경파 반발예상 현재까지의 정황으로는 病死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우리 정부도 이같이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북한 발표대로 金日成이 사망한 시점이 8일 오전 2시라면 북한 권력 특성상 사망 발표때까지 걸린 시간이 이례적으로 짧다고 할 수 있다.
또 북한이 장례위원 명단으로 발표한 사람들이 기존의 권력서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金日成이 쿠데타로 희생됐을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한다.
이밖에도 平壤시내는 지금 부대이동등 특별한 혼란이 없으며 일반 시민들은 金日成의 사망에 대해 오열하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권력투쟁이 없음을 시사한다.
만약 쿠데타나 타살에 의한 것이라면 병력이동이 감지되었을 것이다.이와 관련,최근 북한을 다녀온 외신기자들은 북한에 쿠데타의 조짐은 전혀 없었다고 전하고 있다.
金日成이 자연사했는지 타살됐는지는 앞으로 北韓정권의 변화에 따라 감지될수도,영원히 수수께끼로 묻힐 수도 있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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