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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여행>口舌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중국사람들 만큼 말을 중시했던 민족도 드물다.不朽의 방법중에「말을 세우는 것」(立言)이 있을 정도다.그래서 聖人들은 누구나「立言」을 위해 노력했다.과연『論語』를 펴보면 첫머리부터「말」이 나온다.『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子曰…).
중국에서 말은 부귀영화.생사여탈을 결정할 만큼 엄청난 위력을지니고 있었다.사실 제자백가의 遊說는「말의 성찬」에 지나지 않는다. 말과 함께 중시되었던 것이 세치 혀(三寸舌)다.張儀는 세치 혀로 일약 출세를 할 수 있었지만 司馬遷은 혀를 잘못 놀려 宮刑의 치욕을 맛보아야 했고 韓非子는 혀가 민첩하지 못해 死藥을 받고 죽었다.말은 듣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중 요함을일깨워준다.
말을 잘못해 곤욕을 당하는 운수가 口舌數다.주역에서 兌卦(태괘)는 口舌과 여자를 동시에 뜻한다.예나 지금이나 아무래도 수다스러운 것은 여자였던 모양이다.특히 여자가 말이 많은 것은 금물로「七出」(七去之惡)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男兒一言 重千金」이란 말이 있다.
적어도 남자의 한 마디 말은 천금의 무게와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뜻일 게다.사회지도층이거나 公人의 위치에 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요즘 모 公人이 구설수에 오른 모양이다.본의야 아니었겠지만 口舌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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