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의현장>10.신일본제철 종합기술센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한국의 浦項製鐵 때문에 영 장사가 안됩니다.저기 보이는 게新日鐵의 용광로인데 한 基가 쉬고있지 않습니까.』 기미쓰(君津)驛에서 연구소까지 가는 길에 택시운전사가 한국인임을 알아차리고 대뜸 한 말이다.경쟁사인 한국의 浦鐵에 밀려 新日本製鐵이 장사가 안되고,그러니 찾아오는 사람도 줄어 택시까지 안된다는 푸념이다.新日鐵의 중앙연구소에 해당하 는 종합기술센터의 취재는이렇게 시작됐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연구소는 浦鐵의 산업과학기술연구소(RIST)를 본따고 美國과 유럽 철강연구소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이 센터는 경영다각화를 추진해 온 新日鐵이 철강 침체속에 오히려 철강本業으로의 회귀를 선언한 상징물이기도 했다.
종합기술센터는「연구.개발.엔지니어링의 종합일관체제」,즉 R&E(Research & Engineering)의 실현을 목표로하고 있으며 확실한 연구성과를 내기위해「계약개념」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소의 중추라 할 수 있는 기술개발본부의 기술개발기획부장 오하시 데쓰로(大橋徹郎)박사는『일반 연구소들과 달리 엔지니어링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제품만들기에만 몰두해 온 철강업체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신경을 쓰겠다는 획기적인 발상』이 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개발과제 전체를 의뢰연구개발 부문의 全社 사업의뢰 과제와 개별 사업의뢰 과제,自主연구개발 부문의 全社자주과제와 일반자주과제등 4개분야로 구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영.사업전략과의 연계를 보다 강화한 연구개발의 추진과 첨단.혁신적 테마에의 도전이라는 두가지 목적을 양립시켜 실현하자는취지라는 것.
특히 의뢰연구개발에서는 사업부문과 기술개발부문의 요구.개발목표.기한등에 관한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치고 이에 따라 연구성과를 확실히 내도록 계약개념을 도입했다.연구소 전체 예산의 70%가 계약이다.20명 이상이 한 프로젝트에 매달리 고 6개월에한번씩 평가위원회가 대학들과 포럼을 열고 있다.의뢰든 自主든 업무 흐름과 심의의 중점화.간소화를 꾀하기 위한 독특한 운영시스템이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마침 운영시스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기술개발위원회가 열렸는데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급)과 오하시박사가 연구소를 방어하는 입장에서 설명이 있었다.한햇동안의 연구계획이거의 결정나는 극비 회의다.
연구평가는 의뢰인(각 제철소.사업소의 사업부문)이 하는데 의무적으로 과제를 주는것이 아니므로 결과가 신통치않으면 다음해에는 의뢰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같은 회사라는 공동의식이 여기서는 비정할 정도로 철저히 배제된다■ 따라서 이 연구소는 의뢰인들을 향해 계속적으로 세일을 하지 않을 수 없게된다.그러다보니 연구목표가 정해지면 반년이고 1년이고 시간.人力.연구데이터를 철저히 관리하지 않을 수 없다.이것을 연구소에서는「마일스톤(이정표)관리」라는 말을 붙이고 있다.
연구소 내부를 안내한 기술개발본부 기획추진실의 히비 마사아키(日比政昭)부장대리는『연구소를 자세히 보면 땅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듭니까.고층으로 올리지 않고 3층만으로 넓게 건물배치를 하고 있으니까요』라고 말문을 열었다.미처 신경이 안갔던 터라 왜냐고 묻자『연구원들간에 정보교류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이라며 준비된 대답을 했다.
정보교류는 이 연구소의 핵심이다.10만권의 전문서적과 자료를갖춘 도서관은「테크인포메이션 센터」란 이름으로 외부인에게도 개방하고 있으며,보유한 정보는 新日鐵의 각 연구소들과 컴퓨터로 연결돼 있다.
원형식당도 연구소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대화를 나눌 수있도록 연구소 건물의 한복판에 위치시켜 정보교류의 場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구원들의 출근은 오전7시부터 오후5시까지로 정해져 있지만 사실은 플랙시블타임제로 운영된다.다만 오전11시~오후3시는 코어타임이라 해서 자리를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소프트와 하드를 완벽하게 겸비한 新日鐵중앙연구소는 세계최신예연구기관으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 다음회는 미국 프린스턴 플라스마연구소편이 게재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