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25일 전면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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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국내 최대의 타이어 생산업체인 금호그룹산하 (주)금호 노동조합이 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28일 4일째 광주공장을 점거한채 농성을 벌이고 있어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자동차산업등 연관산업에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금호 노조 조합원 2천여명은 25일 오후3시부터 광주시광산구소촌동 공장을 점거한채 회사 출입문을 봉쇄하고 전면파업에들어갔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달 25일부터 1백여 항목에 이르는 단체협약안을 제시,10여차례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 가운데▲퇴직금누진제 적용▲인사위 노사동수구성▲해고자 원직복직등이 쟁점으로 부각,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당초 27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찬반여부를 묻기로 했으나 회사측이 공권력 투입을 전제로 서류와 컴퓨터등을 미리 회사밖으로 빼가는등 노조 와해 책동을 벌여 조합원들이 자연스럽게 파업에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노조측은『회사가 현 노조 집행부를 인정하지 않은채 교섭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공권력등 물리력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 회사에 대한 노조의 불신이 협상을 가로막는 주요인이 되고있다. 이에 반해 회사측은『노조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채사무실 무단점거등 힘의 논리로 일방적 요구만 하고 있다』며『현노조집행부는 외부세력들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고 주장,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태다.
회사에선 뒤늦게 27일 朴定求그룹부회장이 직접나서 노조위원장과 단독협상을 제시했으나 노조가▲퇴직금 누진제 적용▲공권력 철수▲쟁의과정에서 발생한 민.형사상 책임 면제등에 대한 확답을 요구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 라 경찰력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회사측에 따르면 파업중인 광주.전남곡성 타이어공장의 연매출액은 8천5백여억원 정도로 하루 6만5천여개의 타이어를 생산,이 가운데 55%가 1백4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자동차.대우캐리어등 이 지역 두개의 대기업 노조도쟁의발생신고를 낸 상태로 협상을 벌이며 금호의 노사분규 추이를주시하고 있어 노사가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못할 경우 노사분규가지역 산업계로 확산될 우려마저 있다.
금호사태를 바라보는 대다수 시민들은 노조가 쟁의발생신고를 낸이후에도 적극적 협상의지를 보이지 않은 회사측의 무성의와 성급하게 불법 파업으로 치달은 노조측의 무책임이 이번 사태를 몰고왔다며 상호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光州=千 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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