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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주부통신>22.日의 3세대 주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남쪽을 향한 히라야마(平山)씨 집 4평짜리 다다미방에 젊은 어머니 10명이 모였다.여기서는 히라야마씨댁 시어머니의 제안으로 매달 한번씩,3년째 茶道교실이 열리고 있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자기 취미 생활도 즐기기 힘들고 경제적인여유도 없으니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며 시어머니가 오랜세월 익혀온 茶道를 며느리인 게이코(惠子)씨 친구들에게 가르쳐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茶道교실이 있는 날엔 아침5시부터 일어나 청소와 준비를 한다고 한다.
히라야마씨 가정은 4년전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그 자녀들이 한지붕 밑에서 살지만 프라이버시를 유지할수 있도록 3세대주택을 지었다. 1층은 부모님들의 공간,2층은 젊은 부부와 자녀용으로돼 있어 위 아래로 2개의 부엌,2개의 식당,2개의 거실,2개의 목욕탕이 한 집안에 설치돼있는 셈이다.아래층 부엌에서 게이코씨가 가족 6명(시부모님,젊은부부,2명의 자녀)의 식 사를 도맡아 준비하고 있다.
70세에서 4세까지가 함께 하는 식사이므로 게이코씨는 메뉴에항상 세심한 신경을 쓴다.이처럼 집안 살림살이는 게이코씨가 전부 하고 있지만 별로 부담이 되거나 불만은 없다.시어머니쪽에서같이 살아줘 무척 고마워한다는 것을 항상 느끼 게 해주기 때문이다.한집안에 주부가 2명 있을때 생기는 병폐와 문제점만이 항상 부각돼왔지만 히라야마씨 집의 경우 플러스효과만을 잘 살려 활용하고 있다.
시어머니는 게이코씨가 살림을 봐주는 덕분에 취미나 지역봉사활동에 참가할 수 있고 게이코씨는 게이코씨대로 남편과 둘만의 외출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길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복지정책은「在宅介護」,즉 각 가정에서 병자.노인을 직접 돌보는 쪽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대가족제도가 붕괴되고 핵가족화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부모와 자식간에도 서로가 핵가족으로서 대등한 관계를 인정하고 요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됐다.
하지만 도쿄에 있는 아파트 27평의 분양가격 평균이 7천5백60만엔(약6억원)이란 수치가 말해주듯 토지부족.토지가격의 급등등 경제적인 현실을 고려해볼때 부자세대가「따로,그렇지만 같이사는」3세대주택은 고령화 일본사회에 있어서 앞으 로 주택의 주흐름이 되리라고 본다.
일본정부는 이런 형태의 주택에 대해 세제혜택과 은행융자폭을 확대해주고 있다.특히 복도.화장실에 손잡이를 설치하고 실내에서휠체어를 탈수 있도록 계단이 없으며 계단이 있더라도 엘리베이터식 의자가 설치돼 있는 노인 케어용주택에 대해서 는 많은 보조금과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이런 모든것은 돌보는 쪽과 도움을 받는 쪽 양쪽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하겠다.특별한 욕심이나 효도를 바라지 않고 그날 그날 서로가 건강하게 함께 지낼 수 있는것으로 만족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 면 어느 가정에서나「1+1=2 또는 무한대」의 생활을 이룰수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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