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醫도 모르는 異常 한눈에-영상진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79년 노벨의학상은 조금 유별난 사람들이 수상했다.
의사나 분자생물학자가 아닌 남아공 출신의 물리학자 코맥과 영국의 엔지니어 하운스필드에게 돌아간 것.
이들의 업적은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 Computerized Tomography)의 개발로 비록 이들이 의사는 아니었지만 웬만한 노벨의학상 10개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인류건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CT는 인체내 부위별로 방사선의 흡수정도가 다른 점을 이용해인체를 통과한 방사선량을 감지한 뒤 컴퓨터로 영상처리해 내는 장치로 당시 의학계로선 혁명적인 첨단장치였다.
진단과 치료는 임상의학의 뿌리를 이루는 양대 기둥.
그러나 의사입장에선 진단이 훨씬 중요하다.
진단만 정확히 내려지면 이에 해당되는 치료법은 이미 의학교과서에 이론적으로 자세히 기술돼 있기 때문.
하지만 환자의 증상과 청진기만으로 종양의 크기.위치를 정확히진단해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로 이를 가능케한 것이 바로 CT였다. 이때부터 인류는 칼을 대지 않고 몸안 구석구석을 살펴볼 수 있는 첨단영상 진단장치의 개발에 몰두하게 된다.
CT에 이어 등장한 차세대주자가 바로 자기공명영상장치(MRI:Magnetic Resonance Imaging)다.MRI는방사선 대신 바늘이나 핀이 공중을 날아다니게 할 정도로 강력한자석을 이용해 우리 몸의 대부분을 이루는 수소원자의 배열상태를알아낸 뒤 이를 영상으로 처리한다.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인체에 무해하고 불과 수㎜크기의 이상병변도 감지해낼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해상력을 자랑한다.
또 인체의 횡단면만 볼 수 있는 CT완 달리 세로로 자른 종단면도 볼 수 있어 CT보다 훨씬 진단적 가치가 높 다는 것.
현재 국내에는 지난 1월초 현재 전신용 CT가 5백43대,MRI 87대가 보급돼 있다.
CT나 MRI가 인체의 구조를 살펴보는 것이라면 최근 서울대병원에 국내최초로 도입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장치(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는 기능을 알아내는 첨단장비다.
가령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생긴 심근경색증의 경우 CT나 MRI론 심장의 이상을 발견할 수 없으나 PET론 진단이 가능하다.즉 막힌 부위의 심장근육엔 아무런 구조상의 변화도 없지만 정상적으로 일어나야할 포도당 대 사과정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기능상의 장애를 일으키므로 PET로 금세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짧은 반감기를 가지므로 비교적 인체에 무해한 양전자 방출핵종을 포도당.산소등 우리가 알고 싶은 물질에 붙여 이들 물질의 인체내 대사과정을 영상으로 처리해내는 것이 PET의 원리다.
MRI와 PET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에 대한 답변은 있을 수 없다.
물론 1회 촬영비는 PET가 90만원 정도로 MRI보다 2배가량 비싸긴 하다.그러나 용도가 서로 전혀 다르므로 이들의 우열을 비교할 순 없으며 상호보완적으로 질병 진단에 이용돼야 한다는 것이 올바른 시각이다.
〈洪慧杰기자.醫師〉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