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6.25 44돌 前인민군 간호장교 이복순씨 手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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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임관 2개월이 지난 50년6월,마침내 한국전쟁이 터지고 북한군 후발대와 함께 李소위는 서울에 들어왔다.서울에서 주어진 임무는 간호군관의 본업과는 거리가 먼 의용군 훈련 중대장직.피난못간 서울의 젊은이들을 강제로 의용군으로 끌어내 간단한 훈련을시켜 전선으로 내보내는 일이었다.
그해 8월,중위로 진급한 이복순은 의용군을 이끌고 인민군 제1사단 보충연대로 들어가 남진대열에 합류했다.총소리와 공습에 놀라 도망가는 의용군을 뒤에서 무차별 사살하면서 눈도 깜짝하지않는 인민군 하사관,문경새재에 널브러진 국방군 시체들을 탱크 바퀴가 짓뭉개어 놓은 처참한 광경등에 치를 떨며 李중위는 낙동강 전선까지 내려간다.
대구 북방 팔공산 기슭에 다다른 보충연대는 국방군과의 치열한교전을 시작하고 복순이 근무하는 후방병원에는 신음에 이은 주검이 쌓여만 갔다.공방전이 계속되면서 탄약은 고갈돼가고,미군의 공습으로 보급차량과 철도.도로가 파괴되어 식량과 의약품이 두절되자 후방병원은 극심한 굶주림에 허덕이게 됐다.이복순과 임신중인 송간호원,의용군으로 차출되어 함께 근무하는 세브란스의전 출신의 윤軍醫는 마침내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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