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미월드컵>김호감독 볼리비아戰 유감 독일戰서 씻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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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감독의 용병은 결과가 좋으면 찬사를 받지만 나쁘면 도마위에 올라 매도되기 일쑤다.축구라고 해 예외는아니다. 이런점에서 한국-볼리비아간 예선C조 2차전은 시사하는바가 크다.한국이 선전했음에도 끝내 비기고만데 대한 평가가 씁쓰레한 뒷맛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이유는 간단하다.결과론이긴 하나 전반적으로 경기내용이 생산적이기 못했기 때문이며,이는 사령탑인 金浩감독의 석연찮은 용병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특히 공격선봉의대임을 맡긴 黃善洪에 대한 지나친 신뢰와 스위퍼 洪明甫의 역할분담에 대한 불만이 크게 작용한 탓이라 할수있다.黃은 이 경기에서 전.후반 모두 여섯차례의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놓침으로써 스트라이커로서의 존재가치를 이미 상실한 상황임에도 金감독은 黃의 교체를 건의하는 선수단의 의견을 아예 귀담아 듣지않는 끈기(?)를 보였다.게임직후 이 문제를 거론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黃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고 답했을 뿐이다.
또 게임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히든카드」로 삼겠다던 洪의 미드필더 기용이 끝내 공수표에 그친 것도 빼놓을 수 없는용병미스다.볼리비아가 후반22분 洪의 밀착마크에 위력을 잃게된「원톱」 라마요(18번)를 아예 빼버리는 용단을 내렸음에도 金감독은 洪을 그대로「불필요한」최종수비의 위치에 붙박이로 고정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전력 낭비를 부추긴 꼴이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후반25분 盧廷潤을 崔英一로 교체했을 땐 마땅히 洪의수비위치를 미드필드로 끌어올려 공격가담을 각별히 주문할법 했으나 金감독이 이를 간과,후반막판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효과적인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는 趙重衍KBS해설위 원의 지적은 설득력을 갖기에 충분하다.
결국 이날 경기는 볼리비아의 예공에 대한 두려움이 金감독을 스스로 옥죄게 함으로써 오히려 대세를 그르치고만 꼴이었다.후반볼리비아는 크리스탈도(16번)의 퇴장으로 오히려 쫓기는 입장이아니었던가.남은 독일과의 3차전에서 만큼은 金 감독의 번득이는용병을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보스턴=全鍾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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