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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 “미쳐…” 17경기 남기고 7경기 앞서다 PS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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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메츠 3루수 데이비드 라이트(中)가 패색이 짙어진 8회 비통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걸어가고 있다(左). [뉴욕 AP=연합뉴스] 필리스 지미 롤린스가 쐐기 3루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右). [필라델피아 AP=연합뉴스]

1일(한국시간) 미국 동부의 유서 깊은 두 도시 필라델피아와 뉴욕에는 환호와 침묵이 엇갈렸다.

 메이저리그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기적의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고, 라이벌 뉴욕 메츠는 최악의 악몽을 꿨다.

전날까지 필리스와 메츠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동률 1위였다.

 필리스는 홈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를 6-1로 이겼다. 비슷한 시각 뉴욕에서는 메츠가 플로리다 말린스와 맞붙었다. 메츠는 베테랑 왼손 투수 톰 글래빈을 선발로 올렸으나 1회에 대거 7점을 내주며 1-8로 무너졌다. 필리스 선수들은 흥분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고, 9회 초 내셔널스의 마지막 타자를 잡는 순간 경기장은 물론 필라델피아 온 시내가 떠나갈 듯한 환호성에 묻혔다.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추격전을 벌인 끝에 페넌트 레이스 마지막 날 메츠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한 기쁨이었다. 필리스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무려 14년 만이어서 더욱 짜릿했다.

반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겼던 메츠는 시즌 막판 믿을 수 없는 난조로 동부지구 2위로 떨어지면서 와일드카드 확보에도 실패, 어이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필리스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는 양키스맨 요기 베라의 명언을 떠올릴 정도로 기적을 이뤄냈다. 지난달 13일까지만 해도 필리스는 메츠에 7게임이나 뒤져 있었다. 남은 경기는 불과 17경기. 계산상으로는 메츠가 반타작만 해도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메츠가 방심한 탓이었을까.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많아지더니 결국 5승12패라는 전적을 남겼다. 필리스는 메츠의 방심을 놓치지 않았다. 필리스의 막판 17경기 전적은 13승4패였다.

 재미있는 것은 43년 전인 1964년 시즌에는 반대로 필리스가 12경기를 남겨놓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6.5게임 앞서다 막판 뒤집기를 당했다는 사실이다. 그 아픔을 엉뚱하게 메츠를 상대로 갚은 셈이다.

필리스에 1위를 내준 메츠는 NL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에 뒤져 가을잔치에서 완전히 탈락했다. 파드리스와 로키스는 2일 로키스의 홈인 쿠어스필드에서 단판 승부를 벌여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가린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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