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중앙은행 시장개입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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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방선진7개국(G7)등 10개국 중앙은행들이 24일 일제히 엔貨매각.달러貨매입을 통한 협조개입을 실시했지만 떨어지는 달러화의 가치를 방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하루 달러-엔 거래량이 일본전체의 외화보유고인 1천45억달러와 맞먹는 1천억~1천5백억달러이고 보면,하루 수억달러에서 가장 많아봤자 30억에 이르는 중앙은행들의 총 시장개입규모는 그야말로「새발의 피」격이어서 엔 화의 상승무드를 막는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전의 협조개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각국금융당국자들은 엔화가 달러당 1백엔대 이하로 오르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투자가들의 기대 또는 신뢰 때문이었다.그러나 투자가들의심리적 마지노선인 1백엔선이 지난 21일 무너지 면서 엔화시세를 1백엔~1백10엔대에 묶어놨던 고삐가 풀리게된 것이다.
협조개입이 엔고저지에 실패하리라고 보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시장에서「큰손」역할을 해온 日本투자가들이 지속적으로 손을 빼고있다는 사실이다.
일본투자가들은 본국의 거품경제가 터져버린 지난 90년 이후 국내의 자금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美國등에 있는 해외자산을 꾸준히 처분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일본투자가들은 미국내 일본계 총자산의 4분1에 해당하는 1백76억달러어치를 처분 했다.이들이본국으로 자금을 가져갈 때에는 달러를 엔화로 바꿔가기 때문에 엔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것이다.
이같은 금융시장 내부의 깊숙한 물줄기들로 인해 엔고현상은 이제 협조개입과 같은 피상적인 방법으로는 되돌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협조개입이 일시적으로 엔화상승을 멈출 수는 있어도「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 의 분석이다. 〈李碩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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