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중앙은/시장개입 나서/일·유럽 달러화 약세 지속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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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FRB·분데스방크 등 10국 협조/동경폐장가 백.40엔 사상최저
【동경·뉴욕 외신종합=연합】 미달러화가 24일 동경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해 사상 최저수준의 폐장가를 기록한데 이어 유럽시장에서도 약세를 보임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7개국(G7)을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시장개입에 나섰다 .
달러화는 이날 일본 중앙은행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도쿄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91엔 떨어진 달러당 1백.40엔에 마감,폐장가로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는 전날보다 0.9엔 떨어져 1백·55엔으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이처럼 하락하자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독일 분데스방크등 최소한 10개국 중앙은행들이 즉각 달러화 방어에 나서 유럽시장에 개입했다.
로이드 벤슨 미재무장관은 이날 G7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부양을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확인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시장에 개입한 것은올해 들어 이번이 세번째다.
◎해설/엔 상승박기엔 역부족
서방선진7개국(G7)등 10개국 중앙은행들이 24일 일제히 엔화매각·달러화매입을 통한 협조개입을 실시했지만 떨어지는 달러화의 가치를 방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하루 달러―엔 거래량이 일본전체의 외화보유고인 1천45억달러와 맞먹는 1천억∼1천5백억달러이고 보면,하루 수억달러에서 가장 많아봤자 30억에 이르는 중앙은행들의 총 시장개입규모는 그야말로「새발의 피」격이어서 엔 화의 상승무드를 막는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이전의 협조개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각국금융당국자들은 엔화가 달러당 1백엔대 이하로 오르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투자가들의 기대 또는 신뢰 때문이었다.그러나 투자가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백엔선이 지난 21일 무너지 면서 엔화시세를 1백엔∼1백10엔대에 묶어놨던 고삐가 풀리게된 것이다.
협조개입이 엔고저지에 실패하리라고 보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시장에서「큰손」역할을 해온 일본투자가들이 지속적으로 손을 빼고있다는 사실이다.
일본투자가들은 본국의 거품경제가 터져버린 지난 90년 이후 국내의 자금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등에 있는 해외자산을 꾸준히 처분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일본투자가들은 미국내 일본계 총자산의 4분1에 해당하는 1백76억달러어치를 처분했다.이들이 본국으로 자금을 가져갈 때에는 달러를 엔화로 바꿔가기 때문에 엔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것이다.
이같은 금융시장 내부의 깊숙한 물줄기들로 인해 엔고현상은 이제 협조개입과 같은 피상적인 방법으로는 되돌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협조개입이 일시적으로 엔화상승을 멈출 수는 있어도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이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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