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경계론 연일펴는 JP/「보수대표」 위치굳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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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성급한 통일 환상 경종” 역할분담 시각도
『44년전 침략으로 2백30만 동포를 희생시킨 김일성은 무력통일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김일성이 핵공격을 하려는 곳은 미국도 일본도 아닌,동족이 사는 남한이다.』
김종필 민자당대표가 연일「전범」김일성경계론을 펴고있다.그는 24일 영월군문화회관에서 열린 영월―평창·정선·태백지구당 당원연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22일 경북 안동과 21일 서울 향군회관에서 열열린 당원현지교육에서도 『김일성은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북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기대감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유독 김대표만은 하루도 빠짐없이 김일성주석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대표가 왜 흐름을 거꾸로 가는 발언을 일삼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그래서 노선을 둘러싼 여권내의 불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김대통령이 취임사에서『어떤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수 없다』는 식의 생각으로 김일성과 대좌해서는 안된다는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역할분담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대표 주변에서는 『정상회담만 열리면 곧 통일이 될 것처럼 믿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대표의 대북비난과 경계촉구를 그의 정치적 입지와 연계시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이번 기회에 보수진영의 대표성을 분명히 확보해두려 한다는 해석이다.
김대표가『북한에 핵무기가 한두개 있는 것이 문제될 것 없다고한 사람이 있다면 이땅의 사람이 아니다』고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을 겨냥한 것은 정국을 진보대 보수의 구도로 몰고가려는 구상에서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주부론」을 자임하며 좀처럼 소리를 내지 않던 그의 행보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관심이다.〈김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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