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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연예인 등용문 아니다/비디오형 얼굴·연기력 갖춰야 가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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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실제 성공한 경우도 10여명에 불과
X세대 미스코리아는 무엇을 원할까.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연예인 진출바람이 불면서 신체적 조건이 우월한(?) 여대생들은 다분히 연예인으로 성공해 보고자 미스코리아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이는 연예인에 대한 인식변화,신세대들의 거리낌없는 자기표현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올해 미스코리아대회를 계기로 대학가와 하이텔 PC통신등에서는「미스코리아와 대학생」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벌어져 새로운 자리매김이 시도되고 있다.
57년부터 시작된 미스코리아대회는 86년까지 연예활동이 금지되었다.사실 그때까지의 미스코리아는 시집 잘가는 것 이외에는 이렇다할 활동이 없었다.그러나 87년부터 미스코리아들의 활동 자유가 보장되고 연예인으로 성공하는 미스코리아가 속출하자 마치 미스코리아대회가 연예인의 등용문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물론 모든 미스코리아가 연예인이 되고자 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같은 방송계에 있다 하더라도 장윤정(87년 진),이영현(91년 진),장은영(92년 선),우정아(92년 엘칸토)등은 MC나 리포터등 자기고유분야를 고집하고 있고 그 밖에 많은 미스코리아들이 모델·교사·작가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 미스코리아들의 면모를 보면 진인 한성주의 경우 외교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비롯,그밖에 디자이너·간호사·스튜어디스등 다양한 포부를 보이고 있어 외부의 시각처럼 천편일률적인 연예인 지향은 아니다.
미스코리아들의 모임인「녹원회」의 서윤희회장(42·72년도 미스코리아 선)은『후배들이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그렇지만 미스코리아가 되었다고 자기인생의 목표까지 바꿔서는 곤란하지요』라며 점차 가치관이 뚜렷한 후배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스코리아대회는 올해 38회까지 매년 치러졌고 현재 2백57명의 미스코리아들을 배출한 상태.본선참가자까지 모두 합하면 1천6백여명에 이른다.특히 87년 활동자유 이후 인원을 살펴보면 미스코리아는 64명,본선참가자는 4백24명이다.
그러나 이중 현재 연예인으로 성공한 경우는 김성령(88년 진),김혜리(88년 선),오현경(89년 진),고현정(89년 선),염정아(91년 선),전혜진(91년 유림),유하영(92년 진),이승연(92년 미)등 10여명에 불과하다.사실 이들의 성공은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했거나 연기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결과지 단순히 미스코리아라는 이름만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MBC―TV제작국 이병훈부국장은『미스코리아라고 모두 TV에 기용하는 것은 아니다.연기력과 TV화면에 어울리는 얼굴등을 심사해 자질이 있는 경우에 선택한다』며 『지나치게 큰 키나 윤곽이 너무 큰 서구적 얼굴은 친근감이 없기 때문에 기피한다』고 말했다.
91,92년에 대회심사위원을 맡은 성형외과전문의 김수신박사는『미스코리아대회는 하나의 즐거운 축제입니다.그 이상의 의미부여는 있어서는 안되지요』라며 순수한 미의 제전으로 자리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스코리아·슈퍼모델등 각종 미인대회를 단순한 연예인 등용문으로만 잘못 알고 접근하는 것은 소수의 몇몇 사례에 대한 과장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곽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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