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在日설치미술가崔在銀일본대표로 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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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에서 활동중인 여류설치미술가 崔在銀씨(41)가 내년에 1백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펼쳐질 베니스 비엔날레의 일본대표로 최종 선정됐다.崔씨는 15일 본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자신과 3명의 일본작가가 내년도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일본측 대표로 선정됐다고 알려왔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할 일본측 커미셔너및 작가는 재팬 파운데이션이 주관한 전시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선정됐는데 崔씨등 작가4명을 묶어「다양성속의 조화」라는 테마를 내건 미술평론가 이토 준지(伊藤順知)가 커미셔너로 최종 선발됐다는 것.
이번 공모과정에서 26명의 미술평론가들은 출품작가를 포함해 자세한 전시계획을 담은 프로젝트를 제출,내년도 비엔날레 테마등과 관련한 면밀한 심사를 받았다.심사에 참가한 도쿄 국립현대미술관 다카시나관장.가나가와縣立미술관 사카이관장등 심사위원들은 이토가 제시한 스케일 큰 작업에 기대를 걸며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토의 프로젝트속에서 崔씨는 규모가 작은 일본전시관을 안팎으로 사용,대형 설치미술을 선보이게 되는데 사진작가 荒木經惟,컴퓨터그래픽 아티스트 河口洋一,일본화 작가 千住博등 3명의 작가와 함께 작업을 펼치게 된다.
이토는 80년대 일본 미술계에 로버트 롱고.데이비드 살르등 신표현주의 작가전을 기획.유치한 현대미술전공의 평론가다.
한국작가가 외국대표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해白南準씨가 독일대표로 참가한 이래 두번째.특히 텃세가 심한 일본에서 외국인인 崔씨가 대표로 선발된데 대해 일본 미술계는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77년 일본에 건너가 소게 쓰미술학교를 마친 崔씨는 설치미술가며 영화감독인 히로시 데시가하라의 후원을얻어 일본 미술계에 진출했다.
90년 경동교회건물 옥상에 대형설치작업을 한데 이어 지난해 국제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던 崔씨는 80년대 후반부터 일본.유럽을 무대로 맹렬한 활동을 펴온 탓에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 더 이름이 알려져 있다.崔씨는 일본측 출품작 가로 선정되기에 앞서 지난5월,96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릴 EXPO96의테마전시인「자연과 테크놀로지전」에 白씨와 함께 나란히 세계 20대 출품작가로 뽑혀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崔씨는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일본대표로 선정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다.작가로서 베니스에 가는 일이 무엇보다 기쁘지만 우리나라도 빨리 독립관을 가졌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상파울루 비엔날레.휘트니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히며 매번 회화상.조각상.최고전시관상등3개 분야에서 大賞을 뽑고 있다.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총감독은 이례적으로 프랑스 평론가 장클레르가 선정됐으며 테마는「통일성과 이질성」이다.
25개국이 상설국가관을 갖고 있으나 한국은 독립관이 없어 매번 이탈리아관의 일부를 사용해왔는데 내년에는 20억원의 예산으로 1백주년기념관을 지어주고 전시기간중 한국관으로 활용한다는 안을 제출,1차승인을 받아놓은 상태다.
〈尹哲圭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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