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불교법회/선물보따리 풀어 등돌린 불심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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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불교지방방송국 허가 등 숙원사업지원 약속/최내무장관 조계사 방문 화해신호로 해석
민자당이 17일 낮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눈길을 끄는 행사를 가졌다.당내 불교신도회가 주최한「창립 4주년 기념법회및 정기총회」가 그것이다.
민자당은 이날 행사를 적극 홍보했다.특히 불교 30개종단 총무원측과 조계종 개혁회의를 대표하는 스님등이 참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당에서는 김종비대표와 국회불교신도모임인 정각회의 권익현회장·곽정출 당불교신도회장등 불자의원들이 대거 참석,모임에 무게를 실었다.
민자당은 이날 행사로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불교계와 화해의 물꼬가 터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조계종이 사퇴를 요구하던 최형우내무장관의 조계사 방문이 16일 이뤄진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해석하고 있다.이날 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측에서 축사를 하고 전조계종 종회의장인 월탄스님이 법어를 하기로 된 것 역시 돌아앉았던 불심이 누그러지는 조짐으로 보고있다.이같은 화해무드를 촉진시키기 위해 민자당은 푸짐한 선물을 준비했다.
정부와의 당정협조를 통해 불교지방방송국 설립허가,승가대의 4년제 정규대학화,불경번역사업,사찰에 대한 토초세면제등 불교계의 숙원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차원에서는 이차돈기념사업의 확대,고려불화 복원사업,불교회관건립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민자당은 물밑에서 불교계 설득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지난 3월 김대표가 종정추대식 참석을 거부당하고 일부 불자의원들이 조계사에서 험한 꼴을 당한 뒤 대불교계 창구들이 나서 조계종 개혁회의측 스님등을 접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사태를 낙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조계종내 「법난대책위」등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 승려들은 계속 정부및 민자당과의 화해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조계종은 탄성총무원장의 민자당 법회참석여부를 놓고 논란끝에 불참키로 했다.〈김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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