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컴퓨터업계 정상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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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美 휴렛 팩커드(HP)社가 컴퓨터서비스사업을 크게 늘리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인텔과 연합전선을 펴고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대폭 개편키로 해 주목되고 있다.
HP는 IBM.애플.모토로라가 공동으로 개발한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파워PC」에 대항해 최근 세계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CPU)업체인 인텔과 64비트 차세대 CPU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인텔과 HP는 명령단축형컴퓨터(RISC)기술을 도입한 차세대 64비트 CPU를 오는 2000년까지 공동개발키로 하는등 상호협력협정을 체결했다.PC와 워크스테이션을 모두 지원하는차세대 64비트 CPU를 개발,21세기의 전세계 컴퓨 터시장을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두 회사의 제휴는 현재 파워PC칩을 공동 개발한 IBM.애플.모토로라등에 대항해 반도체의 거인 인텔과 컴퓨터의 정상을 넘보는 HP가 사활을 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HP는『인텔의 CPU「80X86」계열 칩 생산 기술과 HP의RISC기술이 어우러진 강력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2000년까지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인텔의 앨버트 유 부사장은『이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가 PC는 물론 워크스테이 션과 중대형 컴퓨터시장에도 돌풍을 몰고와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인텔과 HP는 CPU분야에서는 각각 PC용과 워크스테이션용 등으로 나뉘어 제품을 공급해 왔으나 인텔의 586CPU「펜티엄」이 발표되면서 PC와 워크스테이션의 경계가 무너져인텔과 IBM.DEC.선.HP등 워크스테이션 CPU 개발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또 HP는 그동안 컴퓨터와 계측시스템의 하드웨어및 소프트웨어개발에만 치중했던 컴퓨터사업을 서비스분야까지 확대키로 확정하고대규모 조직개편을 추진중이다.
현재 HP가 야심적으로 진출하려는 분야는 고객 기업의 데이터통신망 설계및 구축,시스템통합(SI)등 컴퓨터서비스의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HP는 지난해까지 미국내 컴퓨터서비스분야 시장 점유율이 1.
5%에 지나지 않았으나 올해안에 전체 수입의 30%를 차지하는주력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중대형컴퓨터와 PC.워크스테이션.프린터.계측기등 하드웨어사업에 주력해 온 HP가 컴퓨터서비스시장 전반에 걸쳐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 시장이 최근 수년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美國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세계 컴퓨터서비스시장이 지난해 매출액 기준 6백50억달러로 성장한데다 세전 평균 15%대의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고 있고 앞으로 5년간 적어도 15%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시장이라고 전망했다.HP 로서는 하드웨어분야의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제2의도약을 위해 결코 놓칠수 없는 사업인 셈이다.
HP는 한국내에서도 은행전산망.증권전산망등 국내에서 추진되는각종 컴퓨터 네트워크시스템분야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저가 잉크젯프린터와 저가 고성능PC를 통해 국내 PC시장에 깊숙이 뿌리를 내렸다.
특히 최근에는 PC겸용 워크스테이션을 발표,국내 컴퓨터사용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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