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말 아세요?] 리플리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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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가짜 학력 파문은 우리에게 신조어 하나를 남겼습니다. 리플리병.
 이 말은 패트리샤 스미스의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씨(The Talented Mr. Ripley)’의 주인공 이름에서 나왔습니다. 이 소설은 두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소설과 영화에서 리플리는 신분 상승 욕구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일삼다, 결국은 자기 자신마저 속이고 환상 속에서 살게 됩니다.

 이런 유형의 인격 장애를 뜻하는 서구 용어가 신정아 파문을 계기로 공식 수입된 것입니다(이 말을 맨 처음 국내에 소개한 것은 ‘중앙일보’였습니다). 정신 병리학자들은 리플리병이라는 신조어가 엄밀하게는 공상허언증, 그러니까 상습적인 거짓말 증상을 뜻한다고 봅니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앓는다는 거죠. 또 남과 자신을 상습적으로 비교하지 않는 것이 예방과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여러분도 가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나요? 그래서 간혹 거짓말의 유혹에 시달리지는 않으신지요?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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