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신천힐탑맨션아파트 공사중단으로 주민 생활불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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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광주시서구쌍촌동 24층짜리 신천힐탑맨션아파트에 분양.시공업체인 신천건설㈜ 부도후 7백여명의 분양 주민들이 공사가 덜된 상태에서 입주,수돗물을 집밖에서 받아쓰고 전화가 없는 것은 물론엘리베이터 대신 공사용 승강기를 이용,24층까지 오르내리고 있어 생활불편은 고사하고 사고위험이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흙마당에 건축자재가 어지럽게 널려 있고 비계가 아직 철거되지않은 이 아파트는 전체 3백19가구(27~53평형)중 현재 1백60여가구가 입주해 불안속에 살고 있다.
신천건설(주)이 애초 지난해 10월 입주예정으로 분양을 해놓고도 자금난으로 제대로 못짓다 지난해 11월3일 끝내 부도를 내 공사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며 완공이 지연되자 전에 살던 집이팔리거나 임대기간이 끝나 오갈곳이 없어진 분양자들이 지난 2월부터 들어와 살고 있는 것.이들은 건물내에 배관과 저수탱크가 없어 가구마다 고무호스를 건물밖으로 얼기설기 연결해 임시로 수돗물을 공급받다보니 물이 모자라 취사.청소.세탁마저 제대로 하지못하고 있으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급수난 이 심각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또 엘리베이터가 가동되지 않아 걸어서 오르내리고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건축자재운반용 호이스트를 사용중이고 일부 가구는 호이스트 때문에 베란다에 난간조차 만들어지지 않아 추락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이와 함께 전화는 회사측이 진입로부지를 사들이지 않고 건축공사를 진행하다 부도나는 바람에 간선에서 아파트단지내로 이어지는선로를 매설치 못해 급한 일이 있을 경우 아파트단지 입구에 있는 두대의 공중전화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부도후 잔금등을 거둬 자신들끼리 나머지 공사를 하고 있는입주자들은『생활불편은 차치하고 안전사고위험이 가장 큰 문제』라며『회사가 공사진도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상태에서 부도를 내는 바람에 자구노력도 여의치 않다』고 대책마련을 하소연하고 있다. 입주자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회사측은 부도직후 전체 분양가중미납된 잔금등이 34억여원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는 21억원밖에 안되는데다 이 돈을 거의 다 거둬 쓴 현재 무려 17억여원어치공사를 남겨놓고 있다는 것.
회사측에서 준공입주때 납부받아야 할 잔금까지 앞당겨 거둬 쓰고 이마저 공사에 제대로 투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 金재환씨(43)가 부도내고 잠적,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金永求대책위원장(46)은『시공보증회사들은 신천건설(주)이 파산선고를 받기 전에는 뒷감당해줄 수 없다며 뒤로 빠지고 시.구청측도 근본적으로 회사측과 입주자들간의 문제라고 소극적인태도로 일관,입주자들만 발을 구르고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光州=李海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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