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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관료주의 못벗는 서울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그동안「불필요한 행정규제 완화」와「행정편의주의에서 시민편의주의로」각종 행정쇄신 개혁안을 쏟아내 시민들로 부터 찬사를 받던서울시가 요즘 옛날로 되돌아가는 심상찮은 모습을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서울시내 사회간접시설의 건설을 총책임지고 있는 具惇會종합건설본부장은「강남 포이.개포동 주민 육교설치 요구」라는 기사(中央日報 5월31일자 20面)가 나가자『시에서 이미 다 알고 있는이야기를 신문이 보도하면 할 일도 안한다』고 말 했다.
강남구포이동 양재대로 개포인터체인지 부근은 당초 시가 잘못된수요예측을 바탕으로 지하보도를 건설하는 바람에 구룡산을 찾는 하루평균 1만여명의 시민들이 질주하는 과속차량사이를 뚫고 양재대로를 무단횡단,사고위험이 상존해 있는 곳이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지난 2월3일 무단횡단 하던 사람이 숨지고올들어 모두 15명의 주민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지난해에도 3명이 숨지고 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물론 엄연히 지하보도를 놔두고 무단횡단하는 주민들의 시민의식도 문제지만 지하보도 이용률이 적은 이유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하는 서울시 책임자가 언론의 지적과 주민들의 육교 설치요구를 나몰라라하는 태도는 한층 더 바람직하지 못하다 .
시민들의 생명이 관련된 화급한 사안인데도「마음에 들면 하고 마음에 안들면 안할 수 있다」는 식의 관료주의가 아직도 서울시에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것을 具본부장은 확인해 줬다.
서울시가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고 시민들의 불신및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거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일부 공무원들의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이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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