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해>5.선진국 환경산업 각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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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공해대국 中國은 역설적으로 환경산업의 황금시장이다.
적당히 참고 지내기엔 한계가 있고,또 환경오염에 따른 경제손실이 10조원에 이르는만큼 정부차원에서도 수수방관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日本의 닛쇼(日照)社는 최근 靑島市와「물석탄」생산라인의 합작설치계약을 하고 공장건설에 들어갔다.석탄에 물을 넣고 반죽해 반고형상태의 연료로 만드는,어찌보면 단순한 공정인데 기술의 핵심은 열량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닛쇼사는 이같은 특장을 내세워 靑島市에 접근했고 석탄가루 공해에 고심하던 靑島市측은 귀가 번쩍 틔어 곧바로 계약서에 서명한 것이다.
『최근들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점차 깨닫고 있는 중국측이 각종 환경오염 저감형 공정을 발주하고 있고,대부분 일본기업에 낙찰되고 있다』고 三星물산의 靑島辦事處 金遜熙총경리는 말했다.
시장의 가능성을 눈치챈 美國측도 뒤질세라 지난 2월 환경보호국 부국장등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배연탈황장치.청정생산.에너지절약등 프로젝트를 공동추진키로 합의했다.
핀란드도 집단에너지사업에,獨逸은 자동차매연 저감사업에,프랑스는 정수처리관련 사업에 각각 뛰어들고 있다.
바야흐로 환경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쟁탈전에서 日本은 이미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80년대 중반부터 환경시장 교두보확보에 나선 日本은 91년까지 환경부문에 37억엔의 무상협력과 3백95억엔의 유상협력을 제공,시장확보의 토대로서「선행투자」를 착실히 해왔다.
84년부터 90년까지는 유.무상 자금협력방식으로 北京.天津.
重慶.南京.成都등 도시의 상하수도정비와 하수처리시설 건설을 지원한데 이어 91년부터는 프로젝트방식 기술협력으로 전환,현재 福建省의 임업기술 개발계획과 大連市 에너지절약교육 센터및 日中우호 환경보전센터 건립등에 참여하고 있다.
또 대기.수질.폐기물.에너지절약등 각부문의 개발조사에 참여중이며 91년엔 자연보호차원으로 토끼의 보호증식사업에도 관여했다. 즉 日本정부측이「협력」이란 명목아래 중국환경시장에 대한 기초조사및「이미지 메이킹」효과까지 거둔 바탕위에 기업들이 열매를거두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대학과 민간연구소가 중국공해의 자국피해를 주장하고 언론들이 이를 심각하게 보도하는 이면엔 중국시장에 대한 다목적포석으로서의「계산」이 깔려 있지않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한한국대사관직원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같은 환경시장의 각축전에 우리나라는 아직 관전자의 입장이다. 플랜트수출은 아예 엄두도 못내고 외국기업의 건설공사에 물자조달 하청이라도 따낼까 기웃거리는 정도다.
이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鄭秀雄)가 靑島市의 아황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집단에너지사업에 참여,의욕적으로 환경시장진출을 계획하고 있어 주목된다.
鄭사장은『靑島市의 화력발전소를 열병합발전소로 개조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10월 3억6천만원에 기술자문등 용역계약을 했다』며『靑島를 교두보로 北京.吉林省과도 합작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中國의 환경산업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70년대 수준이지만 감측및 기초연구분야는 우리보다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中國의 환경시장규모는 연간 25억달러 정도지만 2000년대엔 5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日本의 중국연구소측은 추정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고 경우에 따라 中國측에 오염저감을 위한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는 입장인 우리나라로선 국내환경을 위해서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中國의 환경시장에 진출하는 길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北 京=朴鍾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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