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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초당협력”/여야 영수회담/소모적 정쟁 지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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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 안보상황 심각성 설명/식량제공 제의 북서 거절/김 대통령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 민주당 대표는 28일 청와대에서 영수회담을 갖고 앞으론 여야가 소모적인 정쟁을 지양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외교·안보문제에 대해선 초당적 협의를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2시간35분여에 걸친 오찬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비롯한 군사동향 및 식량난 등에 따른 우리 안보의 위험성,러시아 방문의미 등을 이 대표에게 설명했다.<관계기사 2,3면>
김 대통령은 북한상황에 대해 『북한은 지금 심각한 식량난에 봉착돼 있어 국민들의 불만도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우리가 비공식적으로 저장미를 풀어서라도 도와주겠다는 제의를 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러한 불만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우리 안보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에 언급,『북한은 핵무기를 가지려고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북한 핵사찰을 위해 북한을 방문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협상결렬로 돌아가버린 상태』라면서 『북한과 IAEA의 관계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북한­미국간의 협상도 유동적이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측이 핵연료봉 8천1백개중 반이상을 뽑아 교체했으며,이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이기택대표는 회담이 끝난뒤 당사 보고에서 『김 대통령이 유엔에서도 이 문제가 곧 안보리에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이 경우 군사·경제 제재가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중국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김 대통령은 또 북한문제는 내일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며 이에 대해 우리 정부도 몇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 이같은 성격의 자리를 수시로 갖고 안보상황과 국제정세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주돈식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관련,『여야가 안보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공식 논평했다.
국내 문제와 관련해 김 대통령은 이제 우리도 소모적 정쟁이 아니라 여야가 동반자관계에서 생산적이고 큰 정치를 할 것을 강조했고,이 대표도 이에 뜻을 같이했다고 주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김 대통령이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 비준안의 국회처리 과정에서 협조해주도록 요청한데 대해 민주당 당론을 들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통령은 이 대표가 요구한 상무대 국정조사에 대한 정부측의 협조요구에 대해 『법 테두리안에서 국회가 하는 일에 정부가 적극 협력토록 지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통령은 또 이 대표가 제기한 국가보안법 개폐문제에 대해 『여야 간부와 법률가들이 이를 논의,원만한 결론을 도출해 나가는게 좋을 것』이라며 확답을 유보했다.
김 대통령은 이밖에 이 대표가 제기한 ▲조계사 폭력사태 진상규명 ▲김대중씨 사저 사찰문제 등에 대해선 폭력 불용,정치사찰 반대라는 원칙적 입장을 피력했다.<김현일·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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