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환로 공사 본궤도 서울 남서권 설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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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서울 강남과 서울 남서쪽을 잇는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영등포구 양화동~강남구 일원동 수서IC 간 34.8㎞) 공사가 올해 본궤도에 오르게 돼 서울 남서부 지역이 기대감에 차 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공사에 들어가 2008년 완공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도로는 철도보다 개발 유발 효과가 크다. 발전이 역사 주변으로 제한적인 철도 개통과 달리 도로는 개발 효과를 인근 지역으로 확산시킨다.

때문에 강북과 강남 방면 접근성이 좋아지고 유동인구가 많아져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된 금천구 등의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된다. 특히 이들 지역에 추진 중인 뉴타운 등 도시개발과 맞물려 강남순환로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남부 발전 가속화=양화동에서 금천구 독산동까지 이어지는 남북 구간은 서부간선로를 따라 지하로 건설된다. 이 구간 주변에는 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구가 있다. 설계가 끝나지 않아 진출입로 위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3~4개 정도는 들어설 것 같다.

강북으로는 성산대교에서 한강 하류 쪽에 지어질 월드컵대교를 건너 강북지역 외곽순환도로인 내부순환로와 맞닿는다.

동서 구간은 독산동에서 강남 방면으로 관악산을 뚫고 지나간다. 남태령 고갯길과 서초구 우면동을 거쳐 양재대로와 이어진다. 금천.관악.동작.서초구를 통과하는 기존 남부순환로 남쪽에 들어서 체증 몸살을 앓는 남부순환로의 교통량을 분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에선 독산동 옆에 광명시가 있고, 과천시가 주암동으로 선암IC를 통해 강남순환로를 이용할 수 있다. 광명시에서 강남순환로로 연결되는 길목은 광명.소하 진출입로 두 곳이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강남까지 차로 30여분밖에 되지 않는 구로.금천구 등이 수혜를 많이 받을 것 같다. 이들 지역 개발사업도 상당한 힘을 받을 전망이다. 금천구 시흥.독산동에 내년부터 서울시의 종합발전계획이 추진된다. 지난해 2차 뉴타운 선정 때 탈락된 시흥3동 일대가 올해 추가 뉴타운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양천구 신정3동 일대는 지난해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금천구 학사공인 진승자 사장은 "서울시 발전계획 등으로 개발이 활발할 이 지역에서 그동안 발전 장애였던 교통 문제까지 풀리게 됐다"고 말했다.

고속철도.택지개발 등으로 이미 달아오른 광명시는 또 하나의 발전 엔진을 얻은 셈이다. 소하IC 인근에 고속철도 광명역세권과 소하 택지지구가 개발된다. 광명시 부자공인 조기태 사장은 "강남까지 가는 데 남부순환로 등을 통해 한 시간 이상 걸리던 거리가 30분 이내로 짧아질 것 같다"며 "강남이 가까워져 광명 고속철도 역사 이용객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상권 활성화 기대=강남순환로 주변 주거여건이 나아져 땅값과 주택가격 등이 영향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실제로 1999년 내부순환로가 개통된 뒤 마포구 망원동 465의2 땅값(공시지가)이 99년 82만원에서 지난해 1백9만원으로 33% 올랐다.

주택업체들은 강남순환로 건설 계획이 아파트 분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강남순환로 인근 아파트 등 주택은 실수요자 입장에선 관심을 가질 만하지만 투자성은 크지 않다. 도로 개설에 따른 집값 상승세는 지하철 역세권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주택보다 상권이 더 덕을 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유동인구가 많아져서다. 진출입로 주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기는 어렵지만 기존 상권이 힘을 받게 된다.

상가 개발 붐이 일고 있는 구로구 일대와 강남에서 강남역 다음으로 상권이 커지는 양재역 주변이 눈길을 끈다. 양재역 인근 우성공인 임용순 사장은 "광명.과천 등 수도권 상가 이용객이 증가해 서울 남부권 상권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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