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두바이’ 에 한국 IT 빛난다<세계 최고층 빌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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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에서 가장 높이 지어지고 있는 ‘버즈 두바이(Burj Dubai·두바이의 탑)’ 빌딩에 국내 최첨단 무선 통신기술(IT)이 동원되고 있다. 약 160층 높이의 건물을 지으려면 1층 지휘본부와 높이 500m가 넘는 타워크레인 공사현장이 실시간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주고 받아야 한다. 그러나 섭씨 43도의 열기에 뒤덮인 지휘본부와 초속 30m의 강풍이 불어 서늘한 타워크레인과의 교신은 쉽지 않다. 무전기나 휴대전화 등 기존 무선 통신으로는 간단한 데이터 교환마저 어렵다.

 삼성SDS는 초고층 건설현장의 무선통신을 돕기 위해 차세대 근거리 이동통신 기술인 ‘무선 메시 네트워크(WMN)’를 버즈 두바이에 처음 적용시켰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술은 그동안 국내에서 제주도와 우도를 잇는(바다를 사이에 두고 같은 높이의 평지를 연결하는) 지역 무선통신에 시험 운영됐었다. SDS의 U-City 추진단 장준영 책임연구원은 “초고층 빌딩 건축현장에 이 기술을 처음 도입한 것”이라며 “현장 직원들은 첨단 개인정보단말기(PDA)인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데이터들을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WMN은 또 무선 근거리통신망(LAN)이 다중으로 연결돼 어느 한쪽의 통신망이 끊기는 등 문제가 생겨도 다른 경로로 우회해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카메라로 찍은 현장 작업 상황을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해 지휘본부는 물론 국내 본사에 실시간으로 보낼 수도 있다.

 버즈 두바이를 짓고 있는 삼성물산 측은 “그전엔 여러 대의 통신기기를 조합해 현장 직원들과 교신해야 했으나 WMN 기술이 적용되면서 작업 효율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대판 ‘바벨탑’으로 불리는 버즈 두바이는 삼성물산이 하루 5000여 명을 투입해 2009년 중순 160층 높이로 완공할 예정이다. 총 공사비는 8억7600만 달러.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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