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바람새주역>4.전문직 동아리회사(주)KTP 김동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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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주)KTP는 뜻을 같이하는 동류의 모임을 기업의 형식으로 이끌어 낸 이른바「동아리 회사」다.KOREA THINK POOL이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물질적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아니라 회원 개개인의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정 보.문화사업체다.그렇다고 회원들이 전적으로 이 사업에만 참여하는 조합식 동업체도 아니다.
회원들은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되 KTP는 각분야에 걸친 회원들의 축적된 노 하우를 정보상품으로 재가공해 내는 아직은 실험적인 기업형태다.
『2000년대에는 40대로서 이 사회의 중추역할을 해야 할 우리 30대 전문직업인들의 실무적인 노하우를 밑천으로 나름대로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동시에 회원들간의 관계 또는 자기계발 활동을 보다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 입니다.』 지난1월 초대사장을 맡은 金東鎭사장(34)은 이같은 형태의 회사설립이 가능했던 것도 우리사회가 그만큼 정보화 사회로 성숙해가는 단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P의 태동은 지난해 9월 30대 각자 분야가 다른 전문직업들 10여명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그들만의 맨파워를 사업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부터다.
그들 그룹은 금융기관.증권사.대기업기조실.연구기관.정보통신분야등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면서 평소 잦은 만남을 통해 현실에대한 개혁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의 모색을 함께 해왔던 사이였다. 사업화에 관한 첫 논의에서 어느정도 가능성이 엿보이자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당시 한국은행에 재직하고 있던 金사장이은행을 그만두고 아예 사업추진을 본격화했다.
당시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 있던 李鎭亨씨(현 KTP기획실장)가 만든 사업계획서는 상법상의 주식회사로 하되 회원부와 사업부를 두어 회원관리와 수익사업을 병행하는「동아리 회사」를 골격으로 했다.
현재 우리사회 각 조직들의 저변을 구성하는 30대 전문직들이느끼는 공감대에 대해 李실장은 한마디로「중간세대적 피해의식」이라고 말했다.즉 기성세대들처럼 사회.경제적 성장에 따른「기회」도 거의 사라져 만성적 인사적체■ 주택난에 짓눌 리고 극단적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신세대들로부터도 큰 괴리감을 느끼는 고립된세대라는게 자평이다.이같은 공감대가 모여 이런 저런 연줄을 따라 형성되는 30대 전문직업인들의 모임은 많은 편이나 대부분 사교클럽 차원의 소비적 행태로 흐르 기 쉽다는 자발적인 경계심에서 색다른 형식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金사장은『회원들의 자기계발과 전문직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열어주는 동시에 고급정보의 매개역할을 해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수익사업을 병행해 가는 2 원적 성격이 KTP』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말부터 본격적으로 출자자및 회원모집에 나선 KTP는 1백10명의 회원이자 출자자들로부터 3억8천만원을 모아 이를 자본금으로 올 1월12일 회사설립을 마쳤다.출자여력이 없는 회원50여명까지 합쳐 현재 1백60명을 회원으로 확 보했고 앞으로적정회원수를 5백명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초기의 운영자금은 1인당 40만원씩의 연회비로 충당키로 하고본격가동에 들어갔다.
회원구성을 보면 금융기관.증권사.대기업기획실.정보통신.호텔.
무역업체등에 근무하는 사람들로부터 건축설계사,국회의원보좌관,변호사,공무원,자영업자,신문.방송.영화종사자들까지 회원들 스스로정보욕구가 큰 30대 전문직들이 대부분이다.
KTP가 첫 사업으로 시작한 것은 문화정보를 자동응답음성시스템으로 제공하는「문화마을」.
4개월여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을 거쳐 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문화마을」은 책.영화.연극.비디오등의 4개부문으로 나눠 객관적인 작품평을 덧붙이는등 보다 격조높은 문화정보의 확산을 겨냥하고 있다.책의 경우 다시 경제경영.인문사회과 학.증권.국내외 신간.소설.비소설로 나눠 필독서 중심으로 내용을 압축해 소개하며 영화.연극.비디오등은 제작사들의 일방적인 홍보자료를 검증,객관적인 감상포인트등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마당」에 이어 기획중인 것이 출판사업으로 30대 전문직업인들의 하고싶은 말들을 모두 담은「우리는 개털이다」를 첫 작품으로 오는 7월께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중소기업 컨설팅및기획실 대행업무는 KTP가 스스로의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벌이려는 야심찬 기획이다.
중소기업들의 의뢰를 받아 정기적으로 경영정보를 수집,제공하고시장조사.신규사업타당성 조사등의 업무를 관련분야의 회원들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대행해준다는 것이다.이런 경우 수익에 대해서는 대상업체를 주선한 회원이 20%,해당 태스 크포스가 30%,KTP가 50%씩 각각 배분토록 정했다.회원부가 담당하는 업무는 우선 매월「이너 서클」이라는 회원지를 발간한다.이너 서클의 내용은 회원 각자의 분야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문제들의 심층분석에서부터 신경영.세무.경제법률 .부동산등의 실무상식과 회원소개.회원동정.자료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2개월 1회씩의 세미나와 연2회의「KTP의 밤」개최,등산.운동모임,집합연수,소그룹 모임등을 주선해 회원들간의 공.사적 접촉을 최대한 확대하는 일도 회원부의 주업무다.
KTP는 현재 관심분야별 또는 취미등에 따라 펀드.정보통신.
정세분석.전략기획사업팀등 10개의 소그룹모임을 구성해 스터디그룹 활동을 하거나 회원간 친목.정보교류등을 활성화 해 나가고 있다. 이밖에 회원들은 태스크포스,출판기획 참여,컨설팅사업 유치및 참여등의 KTP사업기여에 대해서는 정관규정에 따라 일정분의 수익을 배분받는다.
〈鄭基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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