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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입력


향기·냄새가 눈으로 보이네
수십 년 된 외할아버지 댁 구석구석에 밴 종이 냄새, 아빠가 누워있던 병실의 소독약 냄새,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서던 늦은밤 거리의 습한 냄새….

향기와 냄새를 주제로 한 '쉘 위 스멜(Shall we smell)' 전이 11월 3일까지 코리아나 미술관 스페이스 씨(강남구 신사동) 전관에서 열린다. 리경, 손정은, 유현미, 린 지운팅 등 한국과 대만 작가 10명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향기와 냄새를 시각적인 이미지로 재현해낸 현대미술 작품 10점을 선보인다.

지하 1층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박성원과 유현미의 공동작품 ‘판도라의 방’을 만나게 된다. 박성원은 코리아나 화장품의 조향사와 협업으로 만든 향수 ‘카오스’를 투명 유리용기에 담아 난간과 계단, 벽면에 붙여 ‘카오스(무질서)’의 느낌을 전달한다. 유현미는 공동작품의 배경인 벽면에 향기와 관련된 시를 보일듯 말듯 적어 선보인다. 강은수는 소리와 향기 모두 공기를 가로질러 투사된다는 점에 착안한 작품 ‘후-래링시안’을 전시한다. 이혜림의 ‘영원한 사랑’은 샤넬·디오르 등 유명 향수병 속에 여성의 육감적인 신체부위를 집어넣은 영상작품이다. 향수에 내재된 여성 신체의 상업화를 꼬집는다. 김진란은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비누와 유한한 삶의 속성을 ‘관’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전시한다.

지하 2층에 들어서면 단편영화와 같은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거리 인터뷰를 토대로 한 김세진의 영상작품으로 ‘냄새는 잠자던 기억의 이미지를 깨우는 열쇠’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꽃·생선·조개·새 등 향기의 소스들을 유리병 속에 봉합해 진열한 손정은의 ‘외설적인 사랑’은 영화 ‘향수’의 주인공 그르누이의 방을 보는 듯하다. 리경은 길이 15m, 높이 8m의 고대 신전과 같은 공간에서 예수의 모습을 연기 속 레이저 영상으로 보여준다. 향기를 종교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이밖에 대만 작가 린 지운팅은 수십마리의 나비가 관람객을 따라다니는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영상작품을, 박상현은 냄새 나는 수십가지의 물건을 압축팩에 담고 글자를 영상으로 투사한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일요일 휴관. 문의 02-547-9177


공연장이야? 파티장이야?
관객과 배우, 장르간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극 ‘초대 ver.2-천가지 숨바꼭질’이 오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홍대 인근의 복합문화공간 ‘문화허브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펼쳐진다.
창작단체인 ‘아트 블렌더(art blender) 파랑캡슐’이 상상마당 개관기념 초청작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다원예술부문 지원작이기도 하다.

‘초대 ver.2’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지난해 예술공간 HUT에서 선보인 총체극 ‘초대’(사진)의 버전 업 작품이다.
 모티브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황야의 이리』다. 인간 내면의 다양한 모습과 그것의 통합을 주제로 한다. 음악·미술·영상·무용·연극·놀이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다원예술을 표방한다.

여느 공연장과 달리 ‘천가지 숨바꼭질’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다. 클럽 파티장 컨셉트로 꾸며진 공연장에서 배우들은 관객 속에서 연기하고 연주하고 춤을 춘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공연에 동참하게 된다. 관객의 참여도와 호응도에 따라 작품이 달라지는 셈이다.
화~토 오후 8시, 일요일 오후 6시. 전석 2만원. 문의 02-888-8349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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