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貨店이 五十貨占-전문매장으로 고객잡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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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百貨店은 옛말이다.이제 五十貨店,三十貨店으로 변하고 있다.
』 「없는것이 없는 상점」으로 불려온 백화점들의 최근 영업행태변화를 일컫는 말이다.「세일」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서는등 매출규모에 비해 초라해지고 있는 순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수익위주로 영업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0일 서울 新村에 문을 연 그랜드 신촌점은 신세대 여성전용 패션전문점을 표방하고 나섰다.
지하4층.지상11층 규모의 이곳은 백화점치고는 없는게 너무 많다.우선 슈퍼가 없으며 유아.아동용품과 가전용품 매장도 두지않았다. 이 백화점은 1층부터 5층까지를 철저히 신세대 취향에맞춰 패션의류와 잡화매장등으로만 꾸몄으며,6층에는 신세대 전문레스토랑까지 갖춰 놓았다.
그랜드백화점 강남본점과 이 신촌점을 비교해 보면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大품목 분류로 보면 강남본점은 취급품목이 의류 61개를 비롯,1백7개에 이르는데 신촌점은 고작 28개품목에 불과하다.
이 백화점 영업담당자는『백화점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중 20대비중이 64.5%로 조사됐다.따라서 상권 특성에 맞게 아예 전문백화점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들중 전문백화점 1호로 꼽히는 신세계 영동점도 업계에서는「오십화점」으로 불린다.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 백화점에도가전매장등 아예 없는게 많으며 흔히 백화점 1층을 차지해온 구두매장도 찾아볼 수 없다.
이밖에 서울 강남지역에 위치한 삼풍.갤러리아백화점등도 칠십화점,오십화점으로 불리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수익률을 높이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진단한다.전통적인 백화점 매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식품이나 가전제품의 경우 매출에 따른 마진율이 잘해야 5~10%인데 반해의류나 패션 매장의 경우 25~30%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익률은 높아지지만 식품 또는 생활용품을 찾는 주부고객들이 이탈한다는 단점이 있다.
백화점업계의 변신은 최근 매출 신장률이 떨어지는 위기의식에서비롯됐다.새로 개점한 백화점들을 빼면 80년대 30~40%선이었던 매출신장률이 91년 27.5%,92년 14.5%,93년 17%로「低伸張」추세에 접어들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 李東勳상무는『유통시장 개방을 앞둔 시점에서 多점포화가 진행되고 新업태가 생겨남에 따라 어차피「百貨店式」의 덩치 싸움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며『상권의 특성에 맞고 기동성을 갖춘「오십화점」「삼십화점」의 등장은 백화점 업계가 내건 경쟁력 강화의 한 방안이다』고 지적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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