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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FRB 美경제정책 基調싸고 마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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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성장이냐,안정이냐.』성장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빌 클린턴 美國행정부측과 인플레 예방조치등으로 안정을 추구하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간에 미국의 경제정책기조를 둘러싼 주도권 쟁탈전이 본격화됐다.
클린턴대통령은 FRB가 올해들어 세번째로 단기금리 인상을 발표한지 나흘만인 22일 공석중인 FRB부의장과 이사직에 성장론을 지지하는 자신의「심복」들을 임명했다.연달아 금리인상을 발표,간신히 일기 시작한 경제회복의 불씨를 꺼뜨릴 위 험이 있는 FRB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정치적 포석이다.
백악관측은 FRB가 경기과열을 우려,단기금리를 올들어 3%에서 3.75%까지 올리는 동안 직접적인 비판은 삼가왔지만『아무리 봐도 인플레의 징후는 찾아볼 수 없다』며 FRB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표시해 왔다.그러나 백악관 은 FRB가세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자 즉각 인사권을 발동,지난 2월부터 미뤄왔던 FRB인사를 발표하고 FRB에 대한 통제에 나서게 된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인사를 발표하면서『신임자들이 인플레와씨름하는 FRB와 미국 국민들의 경제적 번영간에 균형을 잡아줄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금융정책을 성장 위주로 끌고 나가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특히 경기회복을 최대의 치적으로꼽고있는 클린턴 대통령으로서는 올가을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연이은 금리인상이 정치적 악재로까지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FRB측은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이 7%를 기록하는등 과열조짐이 나타나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당장에 인플레 요인은 없다고 하더라도 인플레가 가시권에 들어온 후에 대처하게 된다면 시기를 놓칠 우려가 크다는 주장 .
신임 FRB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앨런 블라인더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CEA)위원은 92년 대통령 선거전 당시 클린턴후보의 경제참모를 지냈으며 현재 클린턴 행정부의 거시경제정책을 결정하는핵심인사로 알려져 있다.블라인더부위원장은 인플레 억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인플레 비둘기派」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 FRB의「인플레 매派」들의 강력한 견제를 받을것으로 보인다.
클린턴대통령의 의도대로 FRB에 들어간 인플레 비둘기파가 발언권을 확보하는 경우 美연방기금(FF)금리는 현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李碩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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