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당내 화합 걱정 … 아량 베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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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6일 분주했다. 이곳 저곳에서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오전엔 노태우 전 대통령을 만났다. 노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서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2년 전국구 의원으로 배지를 달았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외부와의 접촉을 사실상 끊었다. 한때 위독설이 돌았다. 이 후보가 올 초 새해 인사차 방문하려 했으나 노 전 대통령의 건강 이상 때문에 취소한 일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말씀이 다소 느린 것 외엔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나경원 대변인은 전했다.

▶노 전 대통령="당내 화합이 걱정이다. 아량을 베풀고 통합의 길로 가라."

▶이 후보="네. 서로 등진 사람이 없고 얽히고 설킨 게 없어서 잘 될 겁니다."

▶노 전 대통령="(92년 북한과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가 빛을 보지 못하는 데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이다."

▶이 후보="(남북 간 합의서 중) 검토해보니 가장 잘 된 게 남북기본합의서였습니다. 그것만 잘 지키면 남북관계가 잘될 겁니다."

이 후보는 낮엔 한나라당 소속 문광위원들과 오찬을 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때 일화를 전하며 화합을 얘기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때 여당 김민석 후보가 서울시청을 방문해 총무과장 안내로 공무원들과 인사하고 갔다는 얘기를 듣고 시청에 찾아갔는데, 그 과장이 출입을 막아 문전박대를 했다"며 "하지만 시장에 당선된 뒤 그 총무과장의 전보 신청서를 돌려주고 그를 중용했다"고 말했다. 또 "시장으로 첫 출근했을 때 청계천 공약을 반대한 공무원과 여당 후보 공약을 만들어준 공무원 이름 등 소위 살생부 명단이 담긴 누런 봉투 2개를 누군가 가져왔다"며 "그러나 그걸 열어 보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 보지 않고 돌려보냈다"는 말도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가 "박근혜 후보 측 의원들이 그런 느낌일 것"이라고 거들자, 이 후보는 "서울시장 당선될 때처럼 모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건 말로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오후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당 중앙위 예술특위 전국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우리는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하나가 됐다. 또한 하나가 돼야 한다"며 "흩어진 우리 사회를 하나로 만들고 세상을 하나로 만들기 전에 우리 한나라당이 먼저 하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강남의 한 극장에서 영화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봤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청계천에서 찍은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관람에 앞서 이 후보는 "일주일에 영화 서너 편을 보는데 오전 1시에 들어가도 영화를 본다"며 "이런 얘기를 잘 안 하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밤에 영화를 많이 본다고 해서…"라고 농담을 했다. 영화를 본 뒤엔 "재미있게 봤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경찰에 경호 요청=이 후보에 대한 경호가 강화된다. 경호의 어려움 때문에 이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법에 따라 이 후보에 대한 경호를 경찰에 공식 요청했다"며 "준비작업을 거쳐 8일이나 늦어도 다음주 초에 이 후보에 대한 경찰 경호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의 후보 경호팀은 20여 명 선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후보 일정을 따라다니며 외곽 경호를 맡고, 자택 경호도 한다. 후보에 대한 근접 경호는 기존 사설경호팀이 그대로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후보는 또 서울시장 퇴임 직후부터 1년여 동안 살았던 가회동 자택을 떠날 계획도 검토 중이다. 현재 살고 있는 종로구 가회동 한옥촌은 골목이 좁아 경호 차량 접근이 어렵고,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처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측근은 "성북동 단독 주택을 포함해 새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은 마땅한 집이 없다"고 전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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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7대)
[前]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1952년

[現] 북한국방위원회 위원장
[現] 북한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부장

1942년

[前] 대한민국 대통령(제13대)

1932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7대)
[現] 한나라당 원내대표
[現] 변호사안상수법률사무소 변호사

1946년

[現] 한나라당 대선후보
[前] 서울시 시장

1941년

[前]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

196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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