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낙관론 다 어디 갔지…美 조정에 경계론 고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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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가 연일 상승랠리를 펼치자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설 연휴 기간 미국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낙관론 일색이던 증권사들의 전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설 연휴기간(20~23일) 다우지수는 0.3%, 나스닥은 0.78% 떨어졌다. 주간단위로는 다우지수는 9주 만에, 나스닥은 7주 만에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 넘게 급락하는 등 정보기술(IT)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LG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올해 미국증시의 상승세를 이끌던 기업실적이란 호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전세계적으로 IT업종의 낙폭이 가장 컸던 탓에 우리나라에도 IT주의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증권 이상준 연구원도 "연초 1만5천계약에 달하던 외국인의 선물 누적매수가 대부분 청산된 점도 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월 일평균 거래량이 약 4억2천만주로 지난해 11월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한 것도 부담스럽다. 실질고객예탁금은 1월에만 벌써 1조5천억원 가량이 빠져나가 월별 최대 유출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지수가 9백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LG증권 姜연구원은 "오름세가 꺾이더라도 상승흐름에서의 일시적인 조정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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