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오른 주가 … 지금 들어갈까 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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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주식투자를 늘리려니 주가가 너무 오른 것 같고, 막상 주식을 사려고 해도 종목 선택이 쉽지 않다. 증권 전문가들은 추격매수가 쉽지 않은 요즘 같은 때일수록 원칙에 입각한 '교과서 투자'가 정답이라고 설명한다.

◆저PER.고ROE 종목 주목=지난해 대우건설.아세아시멘트 등 저PER(주가수익비율)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연간 수익률은 1백47.4%로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29.2%)보다 5배가량 높았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했던 2002년에도 저PER 상위종목은 51.5%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ROE(자기자본 이익률) 상위종목 10종목의 지난해 수익률이 1백30%가 넘었고 지난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백%를 웃돌았다.

PER란 주가를 1주당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가 낮으면 주가가 저평가된 것을 뜻한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클수록 기업의 수익성이 높다.

동원증권 정훈석 책임연구원은 "배당락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50포인트 이상 상승해 일반투자자들이 추격매수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조정 가능성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본에 충실한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상승장에는 업종대표주=내수 회복이 가시화되고 주가가 탄력을 받으면서 '업종대표주'가 증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은 "경기호전으로 산업 전반에 돈이 돌면 우선적으로 수혜를 보는 기업은 업종 내 간판 기업들"이라며 "기업의 내재가치나 시장점유율.영업이익률 등 모든 면에서 으뜸이기 때문에 주가상승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현대중공업.SK.현대차.대한항공 등 11개 업종 매출액 1위 업체의 지난해 초부터 지난 20일까지의 주가 상승률은 89.2%에 달했다. 이는 같은 업종의 2위 기업들의 평균 상승률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교보증권 주이환 연구원은 "외국인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해외인지도가 높고 유동성이 풍부한 업종대표주를 주로 사들인다"며 "경기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확실한 신호가 나오면 2등주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당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초과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배당을 많이 해온 50개 기업을 편입한 배당지수(KODI)가 만들어진 지난해 7월 21일 이후 KODI 상승률은 28.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은 24.2%였다.

◆외국인 따라하기=외국인이 많이 사는 종목을 매수하는 '모방투자'도 간단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려준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20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1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0.5%에 달했다. 반면 LG카드 등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활황장에서 되레 떨어졌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외국인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실적 위주로 접근하는 반면 개인은 지나치게 기술적 분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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