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우수 신입생 장학혜택 대폭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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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 정시모집에 전형 중인 이공계 수험생들에게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을 준다. 우수 인력이 이공계로 가도록 금전적 유인책을 쓰기로 한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고교 시절 수학.과학 성적이 좋거나 수능에서 수리.과학탐구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이 이공계에 진학하면 등록금 전액(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에 해당하는 장학금과 교재비를 지급한다고 25일 밝혔다.

총액은 지난해(1백94억원)보다 36.6% 늘어난 2백65억원. 사립대 등록금 6백20만원과 교재비 2백만원을 포함해 최고 8백여만원이 학생 개인에게 지급되는 셈이다. 이공계에 대한 장학금 지원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하지만 지난해 선발자 중 일부는 장학금만 받고 의.치의학 쪽으로 진학하기 위해 휴학하기도 해 장학금 등 금전적 유인책이 '반짝 효과'만 낸다는 지적도 있다.

◆누가 받나=지급 대상자는 ▶고교 자연과정 이수자로 수학과 과학 교과별 성적이 각각 상위 20% 이내▶수능 자연계열 응시자로서 수리.과학탐구 성적이 1등급(수도권지역) 또는 2등급(비수도권지역) 이내에 드는 학생이다. 대상자는 지난해 3천7백55명보다 크게 늘어난 5천3백여명이다. 의학.치의학.한의학.약학.보건학.가정학 지원자는 장학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수도권 지역 대학의 이공계열에 진학하는 학생 중에 수리탐구.과학탐구 영역에서 모두 1등급 안에 든 학생들은 정부로부터 교재비로 1백만원을 받는다.

비수도권지역 이공계 신입생 역시 수능성적에서 수리탐구.과학탐구 영역에서 모두 1등급 이내에 든 학생은 연간 2백만원, 2등급 이내에 든 학생은 연간 1백만원씩 교재비를 받는다.

장학생들은 각 대학이 정한 학업성적을 유지할 경우 대학 졸업 때까지 계속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또 지난해 선발된 우수 이공계 학생에게 장학금을 계속 주고 이공계 대학원 석.박사과정생 1천5백명을 추천받아 연 4백만원(지난해 3백만원)씩 총 60억원을 주기로 했다.

◆반짝 효과 우려=고교 성적이나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장학금을 주는 것은 학생들을 일시적으로 이공계에 붙잡아두는 효과는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약발'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장학생 중 1백여명이 자퇴하거나 휴학했다. 이들에 대해선 장학금을 회수할 수도 없다. 일단 지급된 장학금을 회수할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공계 살리기를 위한 근본 대책을 강구 중이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소속 과학기술중심사회추진기획단은 30일 공청회를 열고 이공계 인력 확보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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