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슬림화로 의사결정 빠르게 … 삼성전자 조직 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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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정보통신총괄 부문의 전열을 재정비한다. 사업부장 직속으로 운영되던 상품기획팀·디자인팀·전략마케팅팀을 전략마케팅팀으로 통합했고, 해외 현지 시장에 맞게 개발 조직을 보강했다. 또 물품 구매나 네트워크사업·제조분야의 조직은 대폭 슬림화했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은 정보통신총괄 부문의 경영진단에 따른 후속조치로 다음달 1일자로 단행된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조직 개편은 의사 결정 스피드를 높이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29일 설명했다. 또 “마케팅을 중요시하는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의 의중을 많이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때도 평판TV 분야에서 수년간 독주하던 일본의 소니를 제치고 삼성을 세계 1위에 올려 놓은 경영인이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마케팅팀과 보조를 맞출 개발 분야에는 선행개발팀과 개발관리팀이 신설된다.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제품을 신속히 개발해 저가 폰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개발관리팀은 다양한 휴대전화의 플랫폼을 단일화해 여러 휴대전화에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또 선행개발팀은 아이폰이나 구글폰 같은 새로운 컨셉트의 미래지향형 휴대전화 개발을 담당한다.

 와이브로(휴대인터넷)가 주력인 네트워크사업 분야의 사업부와 연구소는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했다. 네트워크사업부문장이던 이관수 부사장을 총괄사장 보좌역으로 발령하고 경영지원실장이던 김운섭 부사장을 신임 부문장으로 임명했다. 제조 부문은 기존의 3개 제조팀과 글로벌 운영팀을 글로벌 제조팀으로 축소했다. 또 제조센터 산하에 있던 구매팀을 사업부장 직속으로 바꿔 구매 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보통신총괄의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팀장(상무~부사장) 보직이 7~8개 없어졌다. 네트워크사업 부문과 제조 부문, 구매 조직이 대폭 축소돼 그만큼 임원 자리가 줄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직 개편은 연말에 있을 정기 임원인사를 염두에 둔 사전정지작업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말 실적에 따라 보직을 못 받는 임원이 적잖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디지털미디어(DM)총괄은 디지털TV 선행개발 TF를 개발팀으로 이관하고, 생활가전사업부는 5개의 개발팀을 하나로 통합했다. 반도체총괄은 연구소 산하 공정개발팀과 차세대 공정개발팀은 공정개발팀으로 합쳐진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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