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터널 통행료 인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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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시가 현재 2000원씩 받고 있는 남산 1, 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를 인상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인상 폭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 혼잡통행료를 받는 지역도 현재 터널 2곳에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혼잡통행료를 내는 승용차 대수는 줄어들었는데도 혼잡통행료를 오히려 인상하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서울시 고홍석 교통계획과장은 27일 "남산터널 혼잡통행료가 차량의 도심 통행속도를 빨리 한다는 당초 취지에 걸맞은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요금을 올리고 징수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혼잡통행료는 1996년 도입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혼잡통행료를 도입한 후 1, 3호 터널을 이용하는 승용차 대수는 96년 하루 평균 6만6000대에서 지난해 5만2000대로 20.8% 감소했다. 반면 통행 속도는 같은 기간 21.6㎞/h에서 46.5㎞/h로 크게 빨라졌다.

하지만 이 같은 교통환경 개선효과는 남산터널 주변에 국한된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 터널과 연결되는 도심.부도심의 교통환경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혼잡통행료 징수 지역 확대 방안의 하나로 도심 내 일정 구역(zone)을 지정해 놓고 이 구역 안으로 진입하는 차량에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영국식'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 대표는 "서울시의 도심 주차료는 세계적으로 비싼 수준인데 남산터널 혼잡통행료마저 인상하면 시민들에게 이중, 삼중의 부담을 지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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