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韓.日간에..."책낸 원로 종이박사 조형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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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평생 한가지 일에 몰두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은퇴한뒤 새로운 일을 찾아 의미있는 餘生을 가꾸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펄프.제지 분야에서만 38년간 종사해온 원로「종이박사」曺亨均씨(65.화공.펄프제지 기술사)는 은퇴후 주로 번역작업을 통해韓日간 문화교류증진에 힘을 쏟고 있다.그는 이미 15권의 역.
저서를 냈다.
특히 최근에 발간된『韓日간에 생각하는 것』이라는 책은 불과 61쪽의 얇은 분량이지만 韓日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작년 일본 미시마(三島)市에서 자기네 시민강좌에 나와 종군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강연해달라고 한국교회여성연합회를 통해 요청해 왔어요.그래서 2시간30분동안 정신대 문제를 포함해 평소 생각하던 것들을 얘기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더군 요.』 강연에서 曺씨는 어릴 적 식민지교육을 받았던 경험과 황국사관의 허구성,한국문화가 일본문화의 뿌리라는 점,한일합방.임진왜란.정신대문제에 이르기까지 과거.현재에 걸친 풍부한 사례를 들어가며양국관계를 설명했다.결론은 양국의 평화.우의 증진을 위해서는「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
강연은 일본인 청중들로부터『강좌 개설이래 최고』라는 호평을 받았다. 曺씨의 강연내용은 교회여성연합회의 주선으로 책자『韓日간에 생각하는 것』으로 엮어졌고「가깝고도 가까운 사람의 말」이라는 제목의 일어판도 따로 나왔다.
교회여성연합회는 저자의 동의아래 이 책(1천5백원)을 두 나라에 보급해 기금(목표 1억원)을 조성,정신대할머니와 원폭피해자를 돕는 사업에 쓸 계획.
서울에서 태어난 曺씨는 50년 서울대약대를 졸업하고 국립공업연구소등의 연구원으로 근무했다.56년부터는 펄프.제지연구에 몰두,미국유학을 다녀온 뒤 63년부터 81년까지 한국펄프제지연구소 대표직을 맡아 제지업계의 기술자문을 주로 해왔 다.
기술사시험 고시위원도 여러차례 역임한 그는 현재 국민대에 출강(임산공학과)중인 대학강사이기도 하다.
〈盧在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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