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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사태 비웃는 중국 증시, 나홀로 상승 언제까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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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23면

중국 주식시장이 ‘나 홀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쓰나미도 중국 증시를 잠재우지 못했다. 중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상하이 종합지수는 5000포인트 시대를 열었다. 올 들어 중국 상하이 증시 지수는 90% 올랐다. <그래픽 참조> 이 덕분에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한 일부 펀드는 최근 한 달 새 10%가 넘는 수익률을 냈을 정도다. <표 참조>

베이징 올림픽 때까진 오르막길 될듯

하지만 중국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마음 한쪽에는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급행열차가 언제 내리막길로 접어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에 투자하는 사람은 물론 비켜서 있는 사람들도 중국 증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비켜선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중국 증시에 뛰어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기존 투자자들은 이 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물러서야 할지 고심한다.

■베이징 올림픽까진 안전하다?=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중국 증시를 떠받치고 있음은 분명하다. 올림픽 관련 투자로 중국 경제가 고속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믿음은 뿌리가 깊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올림픽 때까지는 경기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강하다. 한국 증시도 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해 크게 상승했다. 87년 초 이후 올림픽 개막일인 88년 9월 17일까지 종합주가지수는 153% 올랐다.

미국·호주·스페인과 같은 선진국에선 올림픽과 증시 주가가 별다른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같은 신흥시장의 경우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서울증권 최운선 선임연구원은 “개발도상국에서 올림픽과 같은 대형 행사가 치러지면 대규모 시설투자와 함께 국가 이미지가 좋아져 경제 성장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다. 앞으로 불과 1년 남았다. 이후로도 시장이 좋을 것이란 믿음이 없으면 장기 투자에 나서기 힘들다. 올림픽 이후 중국의 주가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사장은 “올림픽 이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긴 하겠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서부의 광활한 미개발 지역을 감안하면 올림픽 이후에도 개발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 사장은 “중국의 고도성장이 언제까지 지속되지는 않겠지만 당장 몇 년 안에 수그러들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중국 경기 과열로 인해 증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서브프라임보다는 중국 경제의 과열과 광적인 투기열풍이 주가 하락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주가의 급등은 기업 실적에 기반을 두기보다는 과도한 수요에 의존한 것”이라며 “펀더멘털에 기반을 두지 않은 유동성 상승세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을 넘어 신흥시장 평균치(13)의 세 배를 상회한다.

그러나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의 강방천 회장은 “중국 기업들의 탁월한 성장성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PER이 큰 변수는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의 펀드나 주식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꼭 편입해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올림픽 이후 언젠가 큰 폭의 조정을 거치겠지만 빠른 복원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토냐, 홍콩이냐=중국 펀드에 가입했다고 해서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똑같은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된다. 대부분 중국 펀드에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H주)이 섞여 있다. <표 참조> 또 본토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중국인 전용 주식(A주식)과 외국인 전용 주식(B주식) 중 어느 쪽 편입비율이 높으냐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요즘 뜨겁게 달아오르는 주식은 A주식이다. 외국인 매도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팔리는 중국 펀드 중 A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몇 되지 않는다. 이들 주식의 수익률은 홍콩의 중국 주식(H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압도한다. <표 참조> H주식은 외국인 매도로 인해 7월 말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난 20일 본토의 일반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한 점은 H주식에 큰 호재다. 현재 홍콩 증시의 PER은 20배 수준으로 본토보다 낮다. 미래에셋 구 사장은 “H주식은 본토 주식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중국인이 H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된 데다 그동안 조정을 거친 만큼 상승 여력이 본토 주식에 비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안방서도 중국 주식 투자=굿모닝신한·키움·한화 증권 등은 안방에서도 HTS나 전화(한화증권)를 이용해 중국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HTS를 통해 홍콩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려면 국내 주식을 매매할 때처럼 이들 증권사 지점이나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다만 중국 내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A주식은 매매할 수 없다.

키움증권의 안동원 전무는 “중국 주식 매매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회계의 투명성이 아직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업종 대표 초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사전에 철저한 기업분석을 거쳐 투자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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