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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후보의 고대 경영학과 동문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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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05면

‘이명박 신화’에서 고려대 경영학과 입학은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야간 상고 출신의 가난한 고학생이 최고경영자(CEO)로 인생역전을 하는 데 사실상 첫 발판을 마련해줬다. 그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도 이 시절 상과대 학생회장으로 6·3시위를 주도하면서였다. 이 후보의 모교 사랑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대 경영대 건물인 LG-포스코관 내에는 ‘이명박 라운지’도 있다.

재계 오너 대거 포진 ‘리틀 전경련’

1905년 보성전문 이재학과로 출발한 고려대 경영학과는 그 역사만큼이나 재계와의 인연도 깊다. 특히 주요 그룹 오너 집안 출신 졸업생이 많다. 학과 동문 명부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 리스트를 방불케 한다. 주요 그룹만 따져도 경영학과 전신인 상학과 출신의 구두회 LG 창업고문을 비롯해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대표,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 등이 손에 꼽힌다. 삼성가(家) 출신 졸업생은 눈에 띄지 않는 대신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 등 대표급 전문경영인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전체 고려대 출신으로 동문 범위를 넓히면 면면은 더욱 화려해진다. SK 최태원(물리학과) 회장, 동부그룹 김준기(경제학과) 회장, CJ 이재현(법대) 회장이 선후배 관계다. 고려대 동문은 재계 오너 2∼4세 그룹 중 ‘최대 계파’에다 선후배 관계도 상대적으로 끈끈한 것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이 후보의 학과 동기(61학번) 중에는 천신일 세중그룹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눈에 띈다. 현재 천 회장은 총동문회장 격인 교우회장을, 김 회장은 경영대 교우회장을 각각 맡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 대통령의 출신 대학은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육군사관학교를 제외하면 대학 졸업생으론 서울대 출신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사실상 유일했기 때문이다. 자연히 대통령의 출신 고교를 중심으로 한 선후배 관계가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후보를 포함해 본격적인 ‘대학교육 세대’가 대선 경쟁의 전면에 나서면서 자연히 출신 대학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유명 대학 동문은 특정 고교 출신들보다 그 수가 훨씬 많은 데다 고려대 동문은 고교 선후배 못지않은 응집력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다음날 부서 회의에선 고려대 출신 임직원들을 거론하며 화제에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벌써 ‘우리 회사에 고려대 출신이 누가 있는지 알아보라’는 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올 초 한 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으로 100대 기업(금융회사 제외) CEO 161명 중 고려대 출신은 24명으로 서울대(66명) 다음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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