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선 날짜 12월19일은 내 생일이자 결혼 기념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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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당선된 이후 대선을 위한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이명박 후보가 24일에는 당 보좌진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친밀감 높이기에 나섰다.

이 자리는 한나라당보좌진협회에서 만든 것으로 당 보좌진들과 당직자 및 대선후보와의 만남으로 화합을 다진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김준성 전 부총리 빈소 방문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시각에 행사장에 도착한 이 후보는 “한보협이라고 하길래 한국보험협회인지 알았다”며 가벼운 농담으로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넸고 이어 ‘솔직토크’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보좌진들의 질문에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대학을 마치기까지의 이야기를 쏟아내는가 하면 아내에 대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가까운 사람에 대해 차가운 결단 못한다”

이 후보는 “사모님께 미안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 세계를 다니며 일했기 때문에 생일을 제대로 못 챙겨줬지만 매년 장미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은 내가 어디에 있든지 빼먹지 않았다”고 말해 보좌진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이것이 부인 김윤옥 씨를 서운하게 한 부분이었다는 것.

이 후보는 “얼마 전 와이프가 인터뷰한 걸 보니 ‘매번 꽃다발만 오고 선물은 안 오더라’며 섭섭하다고 했길래 내가 잘못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12월 19일은 내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인데 이번에는 뭔가 좀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가슴이 따뜻하기 보다는 머리가 차갑다”는 인상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 후보는 “원래 내가 마음이 여린 편이고 부끄러워하는 점이 있는데 세상을 살려다보니 이런 모습을 보이고는 살 수 없겠더라”며 젊은 나이에 회사 고위직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와 가까이, 오래 일한 사람들은 내가 너무 따뜻해 가까운 사람에 대해 차가운 결단을 못해 온정주의에 빠진다는 얘기도 듣는다. 여러분이 그 점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이다. 마음도 따뜻하고 온정이 있으니 그렇게 이해해도 틀림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최근 박근혜 후보측과 사이에 민감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을 인신한 듯 박 전 대표에 대한 칭찬은 빼먹지 않았다.

그는 “지난 경선에서 박 후보는 패자이면서 승리자의 모습을 보였고 이는 한국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추켜세운 뒤 “그 점을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그 뜻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선을 이겨야 한다는 더 큰 각오를 갖는다”고 밝혔다.

또 9월 정기국회에서 범여권의 공세를 예상하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범여권이 굉장한 공격을 할 것으로 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우리 보좌진들이 적극적인 대응을 한다면 우리는 사실을 대하고 상대는 사실을 왜곡해 대하므로 얼마든 이길 수 있다. 여러분을 정말 믿는다”며 “이번 국회에서 여러분이 잘하는 것이 바로 12월 19일 대선의 운동 하나”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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