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정책에 '경제' 힘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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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다른 부처에도 문호를 개방한 정부 부처의 국장급 직위공모에서 10개 직위 모두 다른 부처 출신이 선발됐다.

중앙인사위가 20일 중앙부처 국장급 인사교류 대상인 22개 직위와 직위공모 10개 직위 선정자를 발표하자 부처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직위공모에선 옛 재경원 출신이 70%를 차지하자 과천청사 주변은 새로 도입되는 제도에 한껏 기대를 거는 눈치다. 반면 직위공모에서 열세를 면치 못한 일부 사회부처는 경제논리가 정책을 이끌 것으로 보면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고위 공무원의 인사교류로 부처 간 '칸막이 문화'가 허물어지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직위 공모 열 자리 가운데 옛 경제기획원 출신 6명과 재무부 출신 한명 등 일곱명이 '합격'했다.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등의 공무원들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친 옛 재경원 출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반색했다. 예산업무를 통해 여러 부처의 정책을 두루 잘 아는 것이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반면 범경제부처 중 직위공모에서 부처 예산의 절반을 사용하는 농업정책국장과 농촌개발국장을 모두 타 부처 국장에게 내준 농림부의 분위기는 침통하다. 농림부의 한 공무원은 "업무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외부 인사가 온다고 일이 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장급 인사교류에선 그동안 정책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던 교육부.보건복지부 등의 핵심부서에 재경부.기획예산처 출신 국장이 자리를 맞바꿨다. 재경부 출신인 이종갑 조달청 원자재수급계획관이 직위공모에서 교육부 대학지원국장에 선임되면서 그동안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껄끄러웠던 경제부처와 교육부의 관계가 개선될지도 관심거리다.

김상우.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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